양자컴퓨터2020. 12. 10. 23:29

 양자 컴퓨터에 대해서 가장 좋은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중첩도 알겠고, 관측할때 확정된다는 것도 알겠는데 어떻게 이런 것을 가지고 계산을 하는 것인가요?

 

 이 질문에 심각하게 답을 하려면 당연히도 몇가지 천재들의 도약을 자세히 이해해야 될텐데, 문득 평범하게는 이렇게 비유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디아블로 같은 3D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는 열심히 계산을 해야한다. 컴퓨터 안에는 온갖 사물들에 대한 3D 틀이나 표면 정보가 들어있고, 시야가 바뀌면 GPU를 동원해서 정확히 우리 눈에 비추게될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도 사실은 똑같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특정 계산을 수행하고 있다. 예를들면 양자 하나의 운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 법칙들을 계산해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양자들이 백개 정도 얽혀서 이루는 결과를 고전 컴퓨터로 계산하려면 얼마의 컴퓨팅이 필요할까? 정답은 어마어마하다. 양자가 더 많이 동시에 다뤄질수록 이 컴퓨팅 필요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자 이제 다시 디아블로 게임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디아블로의 물체들의 실제 위치나 모양은 알고 있고, 조금 움직여서 발생하는 두 장면의 차이를 측정했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바로 그 차이를 구해낸 GPU의 계산 결과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즉 디아블로 게임을 위해 GPU가 한 계산의 결과를 알게 된 셈이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측정 뿐인데, 내가 손에 들게 된 것은 GPU의 계산 결과이다. 즉 우리는 디아블로의 물체를 어느정도 움직였을때 한 계산의 결과를 알게 되었다. 모든 경우에 대한 결과값을 알아낼 수 있다면 더 범용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텐데, 여하튼 이 특수 케이스의 계산에 대해서는 입력과 출력을 알게되었다. 그렇다. 컴퓨팅을 살짝 훔친 것과 같다.

 

 그러면 양자 100개를 동시에 다뤄서 어떤 결과를 측정했다고 치자. 그것은 우리가 앞서 소개한, 고전 컴퓨터로 엄청난 시간을 계산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를 한번에 알아낸 셈이 된다. 짜잔! 우리는 방금 자연이라는 컴퓨터의 초고성능 컴퓨터의 결과를 훔친 셈이다. 앞서 디아블로에서 GPU의 계산 결과를 훔친 것과 또 같다.

 

 그런데 한번 더 아이디어를 내서 이 계산 결과를 가지고 무언가 우리에게 유익한 계산을 할 수는 없을까? 분명히 전세계 컴퓨터를 다 합쳐도 수억년 걸리는 계산의 결과를 순식간에 거머쥐었는데, 이 결과를 가지고 무언가 해낼 수는 없을까? 그렇다 그것이 바로 피터 쇼어의 알고리즘이며 그루버 알고리즘인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를 가지고 더 많은 범용적인 계산을 하고 싶어하는 연구가 바로 요즘의 양자 컴퓨터 계산 알고리즘 연구가 되겠다.(그러나 사실은 이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양자 컴퓨터로 범용의 계산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양자 컴퓨터 자체도 예전에 소개했듯이 리처드 파인만이 처음 제안한 것은 이 양자 시뮬레이션이었다. 도저히 컴퓨터로 계산을 할 수가 없으니까, 직접 양자를 가지고 돌려보자(?)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양자를 측정한 결과치를 특정한 단계를 거쳐서 간접적으로 어떤 계산을 빠르게 하는데 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개 그 계산이라는게 역시 사실은 양자를 어찌어찌 배열해가면서 혹은 바꿔가면서 그 결과를 관측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고전 컴퓨터로는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계산들을 계속 살짝살짝 훔치게 되고 그것들을 정교하게 복잡한 알고리즘을 거쳐 특정 계산을 수행해 내는 것이다.

 

 자 그러면 대체 이 관측 결과를 어떻게 응용해서 특정 계산을 한다는 말인가? 이제 피터 쇼어의 알고리즘 공부와 양자 컴퓨터 코딩을 할때가 된 것이다. 피터 쇼어는 위의 디아블로가 계산한 두 이미지의 차이를 가지고 특정 계산을 하는 방법을 알아낸 것과 같다. 기가 막히지 않은가. 이걸로 어떻게 무슨 계산을 한다는 건가! 그런데 된다는 것..

 

 

 이쯤해서 피터 쇼어의 육성을 한번 듣고 나머지는 다른 글에 맡기겠다(이 분이 원래 자기 일하면서 부업으로 틈틈히 피터 쇼어의 알고리즘을 만든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www.youtube.com/watch?v=hOlOY7NyM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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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