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수학2022. 11. 11. 19:45

 책 "허수, 베리 마주르 지음" 에서 발견한 이 질문에 대해 조금 고민해보면, 생각보다 의심의 여지없는 답을 하는 것이 꽤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곱하기 음수가 무엇인지, 사람이 잘 알기 어려운 개념을 묻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수가 무엇인지 그것도 음수가 무엇인지 그리고 곱하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데 대부분 그렇지 못하고, 이 질문을 처음 만났을때의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수에 대한 정의에 있어서 필자는 다른 글에서 대칭체계의 부산물로서 설명한 적이 있고, 이 작업은 흥미롭게도 더 깊이 추상적으로 내려가볼 수 있다. 그러나 깨달은 것은 더 추상화하지 않더라도 직선상에 0이라는 점을 찍고 그 양쪽으로 한쪽은 1,2,3,4라는 양수, 그리고 반대쪽으로는 -1,-2,-3-4로 가는 음수로 정의해도 전체의 틀을 잡는데는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체계는 일단은 기본수학교육을 받은 모두가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다.

 

[직선 좌표계를 나타낸 그림]

그러면 다시 처음 질문인 음수와 음수의 곱으로 돌아가보자.

 

음수란 양수의 대칭점에 있는 수이다. 방향이 다른 쪽으로 뻗어가며 곱하기란 "몇번을 반복해서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인가"에 대한 연산이다. 특히 양수에 있어서는 이 정의들은 형태만 다르지 이견이 없게 잘 이해할 수 있다.

 

즉, A와 B를 양수라고 했을때, A * B 라는 것은 원점에서 A만큼의 이동을 B번 반복한다. 직관적으로 머리속에 잘 그려진다.

그러면 다음으로 -A * B는 무엇일까? 이것도 어렵지 않게 A의 대칭에 있는 -A로의 이동을 역시 B번 만큼 반복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A*-B, 즉 A를 -B라는 음수만큼 반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결론적으로는 신기하게도 그 의미가 명확해서 음수곱하기 음수가 양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대칭의 연산체계에서 유일하게 서로 모순이 없도록 정의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음수곱하기 음수가 양수가 되도록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

 

 이를 테면 곱셈의 교환법칙이나 결합법칙 등 우리가 사용하는 법칙을 양수와 음수 모두에서 만족시키는 방법은 아래 몇가지를 살펴봐도

 

 -1 * A = -A

   1 * -1 * A = -A

-1 * -1 * A = A

-1* (-1*A) = A

-1 * (-A) = A

 

바로 무언가의 음수 곱은, 앞의 수를 음수의 절대값만큼 반복한다음에 부호를 바꿔주는 방법 뿐이다. 그래야 모순이 없다. 양수에서 만족하는 사칙 연산의 법칙들이 음수에서도 별 특이 변화없이 만족하도록 확장하려 하면, 음수와 음수의 곱은 양수가 되어야 한다.

 

 싱겁게도 정답이 위와 같다. 사칙연산의 일반적인 양수에서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그래야 한다.

 

이 외에도 덧셈의 반대연산인 뺄셈, 곱셈의 반대연산인 나눗셈, 그리고 곱셈의 거듭연산인 지수와 그 반대 연산인 로그 등으로 확장되고 그리고 그 연산들이, 미지수 x를 구하는 대수학에서 분수와 무리수, 허수를 낳게 되듯이 이 대칭체계는 그렇게 무모순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개념들이 탄생하게 된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방식과 숫자가 계속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음수를 음수번 반복하면, 다시 양수가 나타나야만 이 숫자 체계가 완전해진다. 허수는 인간의 개념속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런 특성을 지녀야만 수 체계가 모순없이 구성된다. 누군가는 아마 이런 음수 곱셈 개념들이 개념이 머리속에 맑게 당연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못하고 그냥 그 특성으로 외워야될 수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유일하게 모순되지 않는 방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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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