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에 대한 역사는 책 "무리수, 헤아릴 수 없는 수에 관한 이야기"(줄리언 해빌)에 자세한 소개가 나오긴 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운 증명이 포함되어 비전공자가 접근하기 까다롭다.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따라가다보면 의외로 이 무리수를 정의하는게 힘들어서, 대략 실수에서 유리수(a/b 형태의 분수)를 뺀 나머지 정도로 우리는 기억하기도 하는데, 이건 그럼 실수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싶게 된다.
이때 조금 살펴봐야 하는 내용이, 위 책에서의 따로 내린 정의이며 익히 알고있는 정의, 바로 무리수라는 것이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라는 점이다. 여기서 왜 무리수가 수 체계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지 잠깐 엿볼 수 있다.
순환하는 소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보자. 0~9사이의 숫자 a1~an이 있다고 하면 순환하는 소수는
0.a1a2a3a4..ana1...an...(반복) 예시> 0.141591415914159...(a1=1, a2=4, a3=1, a4=5, a5=9, n=5이다)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면 위 책의 계산대로 간단한 수열의 합 공식에 의해서
(자세히 보면 이 반복은 등비수열의 합이다)
0.a1a2a3a4..an(반복) = a1a2a3a4/(10^n -1)이 된다. 즉 위 예시에서 0.14159...=14159/(10^5-1)이 되는 것이다.
결국 가만히 살펴보면 순환하기만 하면 등비수열의 합을 통해 분수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순환하지 않는 무한 소수를 생각해보자. 가장 유명한 수 중의 하나는 제타함수에서 x=3인 경우로 유명한 이 수열이다.
1/1 + 1/8 + 1/27 + ... 1/x^3
이 숫자는 더해 나갈수록 앞 숫자보다 뒤 숫자가 더 작아서 어딘가로 수렴하는데, 등비수열로는 나타낼 수 없어서 유리수인지 아닌지 모르는 값이고, 결국 로저 아페리에 의해 무리수임이 증명되었다.
기하학에서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찾아냈듯이 밑변과 높이가 1인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를 나타내는 소수값은 어딘가로 향하긴 하는데 도무지 순환하는 패턴이 없다(sqrt(2)). 그 유명한 증명법대로 sqrt(2)는 a/b의 분수 형태로 나타낼 수 없다. 결국 유리수(분수)로는 이렇게 순환하지 않는 소수를 나타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의심할 수 없게도, 피타고라스 학파를 당혹스럽게 만든 그대로, 좌표상에서는 정확히 어딘가 존재하긴 한다.
어찌보면 자연수에서 시작한 숫자가, 사칙연산에서는 곱셈 나눗셈을 다루다보면 그 연산 대칭에 의해서 유리수가 탄생하게 된다. 즉 2를 3곱하면 6이 나오는데, 2를 3으로 나누면 무엇인가? 라면 당연히 2/3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무리수는 제곱과 로그에 의해서 탄생한다. 4는 2를 두번 곱하면 되는데, 무슨 수를 2번 곱해야 2가 되는가? 라고 물으면 금방 sqrt(2)가 필요하게 되고, 또한 어떤 수의 a/b 제곱을 다루다보면 금방 찾아지는 것이 무리수가 된다.
이렇게 사실은 무리수의 탄생은 수학에서 무한이라는 것을 다루거나 제곱연산을 다루다보면 필연적이었을 일이었다. 제곱연산과 음수를 다루다보면 허수를 만나게 되는 것과 비슷하겠다. 제한된 수 범위하에서, 이를테면 0과 1사이에서 다양한 유형의 무한을 다루다보면 만나게 되는 값이다. 무리수는 이렇게 사칙연산에서의 대칭과, 무한을 처리하는 과정 중에 만나게 되는 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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