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철학2023. 3. 25. 16:45

 사람은 일생동안 제한된 공간 안에서, 정해진 시간만큼만 살게 된다. 인생은 한없이 길게 보일 때도 있지만, 사실은 그 백년이 안되는 기간 까지의 범위일 뿐이다. 장소의 한계를 보자면 비행기를 타고 더 멀리 가서 그것을 확대하거나, 밤하늘에 고개를 들어 별 가득한 하늘을 보는 식으로, 관측하는 범위를 역시 크게 확대해 볼 수 있다(가장 극적으로 온우주와 다양한 시간으로 관측하는 범위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역시 무한해보이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는 그저 점과 같은 한계 안에 있게 된다. 지구라는 공간 하에서 인간의 삶인 100년이라는 시간은 우주의 척도에서는 그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에게 직접 주어지는 관측의 정보라는 것은, 빛이라는 효과적인 원천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그 양은 아쉽기 그지 없다.

 

 그러나 여러가지 책들을 접하고 이해하게 되면, 인류가 지금까지 관찰과 추론으로 넓혀온 여러 범위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간접 체험을 해볼 수 있다. 그렇게 더 긴 시간과 큰 공간을 경험하면, 사고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고 현재의 작은 어려움들을 더 확대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뜻밖에도 현재가 낯설어지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현재가 낯설다는 말은, 내가 공감하는 범위가 더 늘어나면, 지금 이 현재라는 것이 유구한 시간 속에서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이 시대만을 살기 때문에 지금의 일상이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를 특이하다고 이야기하고, 그에 비교하는 보편을 이야기하지만, 시간과 공간을 대규모로 확장해보자면 인간만큼 특이한 존재가 있을까도 싶고, 지구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인류가 살아가는 이 몇십년 몇백년 시대도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중에 이 지질학 책은 특별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상태가 늘 지금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4404640?pid=123487&cosemkid=go16352122659030899&gclid=Cj0KCQjwt_qgBhDFARIsABcDjOd7FocWdiWFMB-j3s-SbyArUCt0m09gC2OlTvAL9vKGrG-Ys5WUUboaAi8wEALw_wcB 

 

지구의 짧은 역사 - YES24

“일상의 언어로 만나는 지구의 역사!”하버드 자연사 강의가 지금 내 손안에서 펼쳐진다!40년간 하버드에서 지구과학 연구를 이끌어온 저자, 앤드루 H. 놀이 기나긴 지구의 역사를 보기 쉽게 압

www.yes24.com

 

 지구라는 이 오래된 어르신(?)은 지구적인 재앙인 운석 충돌이나 거대 화산 폭발, 수십만년의 빙하기를 수도 없이 거쳐왔다. 그에 비하면 작은 지진이나 해일 정도에도 큰 피해를 받고 충격받는 젊은 인류로서는 상상도 못할 재앙이다. 예를들면 지구의 시간을 아주 빨리 돌려보면 지구는 마치 끓는 물을 보는 것과 같아서 5억년쯤만 거슬러 올라가도 지금의 거의 모든 땅은 지하 마그마 속에서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고, 지금은 지하로 사라진 마그마가 땅이라는 것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그저 끓어서 부글거리는 물을 보듯이 우리 지각도 빠르게 돌리는 시간 속에서는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 긴 시간속에서 우리가 지금 순간으로 바라보는 정지된 지구는, 아주 낯선 모습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 책에 잘 묘사되어 있다. 필자가 영국 해안의 절벽을 쳐다보며 지질이라는 거대 시간을 느낀다는 장면은 새삼, 인간이 지혜와 지식으로 지각하는 시간을 넓혀가는 모습의 한 사례를 느끼게 해준다.

 

 두번째로는 우주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빅뱅을 거쳐 항성과 행성이 탄생하고 그 물질들이 다시 생명을 이루고 수없이 시간이 지날때 자연이 어떠한 길을 걷는지 설명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 지구의 우리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으면서 얼마나 전 우주적인 엔트로피 증가를 극복하고 활력 넘치게 살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우주가 맞닿을 아무것도 없는 잡음의 세계를 알려준다. 그렇게 수많은 폭발과 침묵의 시간 속에 지구라는 생명의 시기가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를 설명해준다.

 

https://www.aladin.co.kr/shop/ebook/wPreviewViewer.aspx?itemid=263559484 

 

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www.aladin.co.kr

 

 세번째로는 인간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특히나 1900년 전후의 역사이다. 이 부분은 한권으로 요약하기는 어려운데, 인류가 지구의 한 동물 종으로서가 아니라, 절대적인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고도의 지식 연합체로 나아가는 존재로서 인류가 걸어온 길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사는 필자로서는 메이지 유신 이후 극동아시아의 역사를 추천해보고 싶다. 특히나 외교업무를 하는 리더들의 기록이 그것이다.18세기부터 지금까지의 과학사도 마찬가지다. 19세기부터 전세계 GDP가 급증하게된 배경에 있는 다양한 지식의 확대를 통해 어떻게 인류가 여기까지 왔는지 알 수 있게 되면, 지금이 얼마나 빨리 변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더 빠르게 가속되고 있는지 더 긴 시간대에서 느끼고 체감할 수 있다.

 

 

 얼마나 현재를 특별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가 얼마나 긴 시간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반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지구에 오늘날의 문명을 갖고 발전시키는 우리는 우주 전체라는 공간에서는 기적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화성탐사선이 보여준 화성의 모습을 보여주었을때 필자는 단박에 이 생명넘치는 지구의 우리가 얼마나 기가막힌가를 바로 알 수 있다.

 

 기나긴 시간과 공간을 이해하면 곧바로 놀라움이 당신의 머리에 넘치게 되리라 확신한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인데도 일상의 삶을 사는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 더 특이한 것에만 주목하도록 만든다. 그것이 삶을 효율적으로 사는 생물학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광범위한 시간과 공간 속의 이 특별함에 대해서 끊임없이 무감각하게 된다. 그러나 위의 책들을 보면 지금 여기와 이 순간이 얼마나 의외적인지 계속 상기시켜줄 것이다. 일상의 투쟁 속에서 지금만 살아가기 쉬운 우리들에게, 지구와 우주와 자연과 그리고 이 시대의 실제 모습을 배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긴 시간과 거대한 공간과의 교감은 우리의 시야를 단지 현재의 급박한 몇가지 이슈에서 더 긴 관점에서 강건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우리는 얼마나 번뇌하는가. 이 작은 파도가 마치 전체인 양 생각되어 휘둘릴 수 있는 마음을 다잡아 주고 더 중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고도 믿는다.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