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2019. 5. 21. 22:05

이번에 다룰 주제는 얽힘(Entanglement)이다.

 

 앞서 중첩이란 것이 입자가 관측되면, 기존의 확률로 설명되던 것에서 벗어나, 실제로 확정되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를 파동함수의 붕괴라고도 표현하는데,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또하나의 재미있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두개의 입자를, 관측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서로 연관되게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특정 입자가 붕괴하면 양전자와 전자로 나뉘는데 이 둘은 각각 반대의 스핀을 갖게 된다(전자의 스핀이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두 방향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양자역학적인 속성을 지닌다. 즉, 관측 전에는 확정되지 않는다. 관측되기 전이기는 한데 둘이 반대라는 것은 확실하다. 왜 반대여야만 하느냐? 각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해두자.) 그러면 이렇게 얽힌 양전자와 전자를 각기 우주의 반대편으로 보내자. 생각하기 좋게 설명하자면, 딱 쪼개져서 양쪽으로 날아갔다고 치자.

 

 이 두 입자는 생겨난 이후 관측된 적이 없기 때문에 확률로만 정의되는 녀석들이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가서 우주 반대편에 닿았다고 치자. 이제 A를 관측해보자. 그러면 관측했으니 스핀이 결정된다. 엇 그런데 그 반대편에 있는 입자 B는 아직 측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은 한쪽을 측정했으므로 그 스핀의 방향을 알게된 것이고 자동적으로 그 반대편 입자 B의 스핀(A와 반대방향)도 알게된다. 즉 한쪽 A에 대한 측정이 다른 반대편 B를 확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 했던 이중슬릿 실험으로 돌아가보자. 광자 두개가 얽힌 상태에서 역시 우주의 반대편으로 보낸 후 각기 이중슬릿 실험을 한다고 치자. 그러면 우주 한쪽에서 A광자를 측정하기 위해 관측장치를 달아서 켜면 우주 다른 쪽에서의 광자가 갑자기 같이 확정된다. A광자쪽 관측장치를 끄면 다시 B광자쪽는 확률로만 존재하게 된다. B광자 쪽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이것은 무언가 광속을 넘어 두 입자가 통신을 하는 것처럼, 즉시 한쪽의 관측이 나머지 한쪽을 확정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적은 1935년에 EPR 패러독스(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버그 3사람이 쓴 논문이라 각각 이름을 따서 EPR이라고 한다)의 비유이다. 이것은 사실은 관측이 실재를 확정한다는 코펜하겐 해석을 반박하기 위한 지적이었고, 아인슈타인은 이를 원격 유령 행동(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말도 안된다는 이야기이지 않는가. 더욱이 이것은 본인이 확립한 일반상대론의 세계, 즉 광속불변의 법칙으로 모든 시공간이 광속의 제약을 받는 세상에서, 광속을 넘어서는 것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으로서는 더욱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다. 내가 많이 기여해서 낳은 양자역학인데 상대론과 모순되는 것들이 등장하게 된 셈이다.

 

 

 지금이야 여러가지 실험이 진행되었지만, 당시에는 이런 일련의 것들이 여건상 실험적으로 증명되기 어려웠다. 거의 모두 머리 속으로 하는 사고 실험으로 진행된 정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의 실험에서는 위 지적이 모두 코펜하겐 학파/양자역학에서의 승리로  밝혀졌다. 아인슈타인이 조롱하면서 예측한 것들이 실제로 그렇게 재현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 국내 신문기사를 통해 광속을 넘어서는 정보 전달이 확인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바로 위 확인에 대한 실험 소개이다.  정말로 광속을 넘어 두 얽힌 입자는 한쪽이 관측되면 확정된다.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이것이 그렇다고 정보를 광속을 넘어 전달하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이 얽힘 현상을 이용해서 몇가지 응용이 가능한데, 양자를 순간 이동하는게 가능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양자가 순간이동을 해도 정보를 광속을 넘어 전달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는 정보를 전달하려면 광속의 제한을 받는 통신이 한번 더 이루어져야 한다(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해두자)

 

 여기까지 읽고,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우주는 엉망진창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하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저 얽힘에 대한 사고 실험은 가히 그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주 반대쪽에서 확정된다니 이건 또 무엇인가.

 

 

 이 타이밍에서, 벨 부등식을 소개해보자. 벨 부등식은 매우 어려우나 간단히 설명된 문헌을 소개해본다.

http://webzine.kps.or.kr/contents/data/webzine/webzine/15088275871.pdf

불러오는 중입니다...

앞뒤에 각각 -1, 1의 쌍을 적어놓은 종이를 반대로 찢어서 멀리가져가 관측할때의 상황을 빗대는 이 실험에서는 이렇게 종이가 미리 적혀져서 이동되었는지 아니면 내가 관측할때 즉시 확정되는지의 차이에 따른 통계적인 수치 차이를 증명해낸다. 그렇다. 안에 법칙이 숨겨져있는지 그런것 없이 즉시 한쪽이 결정되면 다른 쪽이 결정되는지를 실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본을 제공한다.

 

 즉, 존 스튜어트 벨이 만든 벨 부등식(1962년)은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지 않고 양자에 어떤 숨은 인과의 이론(locality)이 존재한다면 통계적으로 지켜져야할 부등식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 자연 법칙이 뭐든지 상관없다. 양자역학의 세계가 코펜하겐 해석이 아니라 우리가 뭔가 현재는 모를 어떤 상식적인 숨겨진 법칙이 있다면 통계적으로 만족해야할 부등식을 만들어 낸 셈이다.

 

 결과는? 오래 걸리긴 했지만 알랑 아스페 연구팀이 편광된 광자로 벨의 부등식이 만족되지 않음을 보였다(1982년). 정말로 자연은 코펜하겐 학파의 해석대로 움직여왔고 지금도 그러한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얽힌 상태의 두 입자의 확정이 광속을 넘어서는 것도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이것들이 지금의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이루어졌다. 아인슈타인은 불행히도 벨 부등식도 몰랐고 이것들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도 몰랐다. 우리가 몹시 부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반복된 실험에도 이 증명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한다. 결국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것 같은 상황은, 자연의 상상력을 인간이 뛰어넘지 못했을 뿐인 셈이다.

  

자 여기까지 읽었다면 다음 기사를 읽어보자(2014년 기사)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6%91%EC%9E%90-%EC%88%9C%EA%B0%84%EC%9D%B4%EB%8F%99-%ED%98%84%EC%8B%A4%EC%9D%B4-%EB%90%98%EB%8B%A4

 

양자 순간이동, 현실이 되다 – Sciencetimes

순간이동은 원래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고, 여러 컨텐츠를 통해 접했듯 내공이 높은 고수들이 순간적으로 먼 장소로 이동한다는 비과학적인 현상을 지칭하는 일종의 속어이다. 영화 ‘스타트랙(Star Trek: Nemesis)’에서는 사람이 빔업이나 빔다운하여 우주선과 행성 사이를 탈것을 이용하지 않고 이동하는데, 이것이 바로 순간이동을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이다. 과학에서는 이런 순간이동을 실제로 구현해 내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초현실적인 현

www.sciencetimes.co.kr

양자 전송에 대한 이야기인데 다양한 이야기들이 섞여있다. 이제 좀 기사 읽기가 편해지신 분이 있다면 좋겠다.

 

아래 기사는 어떤가? 얽힌 두 입자에 대한 관측을 양자통신이라고 설명한 것은 좀 아쉽다. 마치 빠른 통신이 가능한것처럼 설명했으나 사실은 이건 아직은 통신이라고 볼 수 없다. 뜬금없이 양자암호 통신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다. 양자암호 통신과 얽힘은 현재로서는 큰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7/06/407523/

 

중국, 세계 첫 양자통신 핵심실험 성공 - 매일경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200㎞ 거리 양자얽힘 인정

www.mk.co.kr

자 이제 아직은 알쏭달쏭하게 다뤄지고 있는 양자 정보 기술로 넘어가보자.

지금까지 배운 양자역학의 간단한 내용들이 과연 양자 정보 기술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 것인가.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역학2019. 5. 20. 22:44

자 이제부터 빛을 가지고 풀어보는 양자와 연관된 개념들을 파헤쳐보자. 중첩(super position)의 개념이다.

 

양자 역학의 다양한 이론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특정 실험의 결과와 이에 대한 해석을 계속 내 의견과 같이 섞어가며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피상적이지 않기 위해서), 이 실험의 결과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 바로 이중슬릿 실험이다.

 

토마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은 빛이 입자로 여겨지던 상황에서 파동으로 확정되는(당시 기준으로)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는데, 아래 그림이 가장 간단한 설명이다.

https://curiosity.com/topics/the-double-slit-experiment-cracked-reality-wide-open-curiosity/ 에서 발췌

왼쪽에서 빛을 쏴서 얇은 두 틈(double slit)을 지나게 하면, 물의 파동과 같이 스크린에 저런 회절무늬가 나타난다. 물결을 자세히 관찰해본사람이라면 저렇게 되겠구나 싶을 것이다.

 

그런데 빛이 입자라면 어떨까? 아래의 그림에서 오른쪽에 있는 것처럼 두 줄이 나와야 한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직진하는 입자이기 때문이다. 곧장 얇은 틈으로 날아가서 분명하게 두개의 영역에만 표시된다. 뭔가 슬릿에 반사되는것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으나 그 모양도 물결무늬와는 거리가 있다. 그저 두개의 밝은 영역과 나머지 어두운 영역이 되어야만 한다.

http://www.liquidgravity.nz/DoubleSlitExperiment.html 에서 발췌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왜 저런 토마스 영의 실험결과를 알면서도 왜 광자가 입자라고 주장했을까? 아인슈타인은 사실은 맥스웰이 발견한 광전효과라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명확히 정리했는데, 금속에 빛을 쪼였을때 당시의 플랑크의 양자가설을 적용하여 실험결과와 같은 계산값을 내는 이론을 만들었고 그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에 계산에 따르면 빛은 띄엄띄엄한 값을 지니는 입자여야만 했다. 그리고 그 가설은 실험결과와 정확히 일치했다.

 

 빛이 입자라는 관점에서 위의 이중슬릿 실험을 다시 검토해보자. 이런 의심이 있을 수 있다. 혹시 빛이 여러 입자 다발이라서 저런 현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슬릿 벽에 반사도 되면서? 이에 어떤 과학자는 광자를 거의 하나 정도가 되는 정도로 매우 약하게 쏴 보았다(하나씩 하나씩 며칠을 노출시켜서 관찰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회절무늬가 나타나는데, 이건 뭔가 이상하다. 아니 분명히 입자를 한개씩 쐈는데 왜 물결처럼 보이지?

 

 하나의 입자를 쏘면 뒤에 각 슬릿의 뒤에 두줄만(각각 슬릿을 통과한) 나타나야 정상이 아닌가? 왜 이것이 마치 온 도처에 존재하듯이 보이는 것일까? (그리고 파동 계산에 의하여 그 회절 무늬는 정확히 예측이 가능하다. 양자역학의 상황이다) 왜 입자가 파동처럼 보이는 것일까?

 

 그런데,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렇듯 영의 이중슬릿 실험에서도 앞서 소개했던 입자처럼 보이는, 그냥 두 줄로 보이게 할 수 있다는 방법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광자를 쏘면서, 과연 실제로 어느 슬릿을 통과하는지 검출하기 위한 센서를 슬릿에 설치하면, 놀랍게도 그렇게 보인다고 한다. 이것을 설명한 것이 사실은 위 그림의 오른쪽 사진이다. 그렇다. 심지어 저 센서를 슬릿 중 한군데만 설치해도 마찬가지다. 누가 관측하면(?이라는 표현은 나중에 좀 다듬어 보자) 빛은 갑자기 파동의 성질에서 입자의 성질로 바뀐다. 이게 빛이 입자와 파동을 왔다갔다 하는 이유다. 관측 당하지 않은 광자만 파동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양자 역학의 핵심인 중첩에 대한 이야기다. 관측 당하기 전에는 여러가지 상태를 동시에 갖고 있는 파동의 모습이 된다.

 

 왜 대체 결국에는(관측될때는) 입자이면서 관측하지 않을때는 파동의 성질을 지니는 것일까? 정확히는 왜 파동방정식에 의해서 기술될 수 있을까? 그리고 관측되면 또 일상적인 입자처럼 행동하는 것일까?

 

 여하튼 여러가지 노력끝에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방정식은 다 나온상태에서, 모두들 일단 실험결과와 들어 맞는 수식은 어떻게든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이 해석을 놓고 그 유명한 솔베이 회의(5차)에서 코펜하겐 학파와 아인슈타인(그 당시 이미 어마어마한 거장이 되어 기념사진 한가운데 앉을 정도의 위치에 있었던)이 논쟁을 벌인다. 너무나 많은 물리학 책에서 인용되는 그 거물들의 세미나 기념 사진의 그 현장이다. 노벨상 수상자가 가득한 그 사진.

 

https://yjh-phys.tistory.com/762

 

양자물리학의 의미는?-코펜하겐 해석

유리, 비누, 직물 등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알칼리성 물질인 소다회(Na2CO3)와 가성 칼리(K2CO3)의 효과적인 제조법을 공업화하여 많은 돈을 벌었던 벨기에의 화학자 솔베이(Ernest Solvay..

yjh-phys.tistory.com

 여기서 아인슈타인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논쟁 끝에 보어학파가 전반적으로 다수에게 인정받는다고 한다. 어떤 책에 의하면 이미 거의 인정 받았는데 이외로 아인슈타인외 몇몇 거장들이 반발했던 모양새이다. 그러나 그러한 반발도 분위기를 역전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여하튼 이들의 해석 중 여기서 다룰 중요한 내용이 아래이다.

 

 "양자는 확률적으로만 존재하다가-아인슈타인이 주사위 놀이라고 비판한-, 관측하면 확정된다"

 

확률적으로만 존재한다라니? 이것은 무엇인가?

 

 그렇다 양자는 쳐다보기 전에는 이 세상에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여기는 이만큼 큰 확률로 저기에는 좀 작은 확률로 전체에 존재한다. 아직 쳐다보기 전까지는 확정되지는 않을 것이고, 구름처럼 존재할 확률(?)만 가지다가 쳐다보면 갑자기 그 확률에 따라 존재가 나타난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조금더 자세히 설명하면 무려 빛의 속도를 넘어 '순간적'으로 확정된다. 우주 전체에 걸쳐 존재할 확률을 가지고 있다가(물론 막힌 터널을 통과하는 형세라면 그 경로에 관측될 확률이 크겠지만) 관측 그 순간에 특정 지점에 나타난다.(이것을 확률함수 붕괴라고도 표현한다.)

 

 이중 슬릿 실험으로 돌아가보자. 관측하지 않을때는 광자의 존재는 확률로서만 나타내진다. 이것이 바로 파동처럼 행동하는 근본 원인이다. 단 하나의 광자라도, 확률로만 존재하다가 뒤 벽에 나타날때 비로소 그 확률에 따라 확정되어 나타나게 된다. 이것이 입자인 광자가 회절무늬를 내는 이유다. 분명히 구별되어야 하는 것은 실제 존재하는데 우리가 잘 모르다가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확률로만 존재하다가 실제 관측하면 비로소 실존한다.

 

 그런데 이런 슬릿에 측정장치를 달면, 벌써부터 확정되어 버리기 때문에 이미 정해진 입자로서 행동하게 된다. 빛은 원자에서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낮아지면서 방출되는데, 이 녀석은 측정되기 전까지 확률로만 존재하다 측정되는 순간 실제 확정되어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모두 측정되어 버리도록 이중슬릿에서 지나갈때 관측을 하게 되면, 모두 입자로 측정되면서 더이상 벽에는 회절무늬를 보이지 않게 된다.

 

 이렇게 측정되기 전에 입자가 확률로 존재하는 상태를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한다. 향후에 양자컴퓨터를 설명할때 기본 개념이 된다.

 

 파동방정식(저러한 해석을 모른체 만들어지고 실험으로 증명된)에 대한 이런 해석은 막스 보른이 최초였다고 전해지는데, 이런 설명을 앞서 밝힌 대로 아인슈타인이 위 솔베이 회의에서 극렬히 반대했다. 입자가 어떻게 확률로 존재하느냐에 대한 도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좀더 보조 설명이 필요하다. 과학에서의 인과 관계에 대한 집착은 사실 꽤 유래가 있는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라는 큰 업적이 바로 뉴튼의 중력을 깔끔하게 설명한 것에 있다. 뉴튼이 처음 중력을 제안했을때 본인 스스로도 의심한 것은, 중력이라는 것이 원격으로 작용하는 힘이라는 사실이다. 사실은 직관과 크게 위배된다. 연결되어 당긴 것도 아닌데, 원격으로 작용하는 힘이라니, 기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자석이 서로 원거리에서 끌어당기는게 어렸을때 신기한 기억은 누구나 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통해 공간이 휜다고 설명함으로써, 이 원격의 힘을 그 메카니즘이 완전하도록 바꾸어놓았다. 원격의 이상한 힘 같은 것은 없다. 공간이 휘어지니 당연히 어느쪽으로인가 기울어지고 이것이 인력으로 보인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양자역학이 또다시 과학을 이렇게 또 당혹스럽게 만들었으니 답답하기도 했을 것이고 궁극의 답변도 아니라고 생각했을것이다. 

 

 여하튼 이러한 인과성을 국소성(locality)이라고 해서 또다른, 무언가 매개를 통한 인과성으로 우주가 움직여야 서로 모순없이 작동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동료들과 이 양자역학에 대한 다양한 반박을 내놓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것이 양자역학을 더 풍부하게 만들게 된다. 그리고 또 등장하는 개념은

 

 바로 얽힘(entanglement)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얽힘이야기를 해보자.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이 주사위 놀위에 대해 반대했던 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을 잠깐 짚고 넘어가보자. 가장 논란의 큰 축은 우리 사는 세상은 양자역학처럼 저렇게 확률로 존재하지 않고 그냥 실제하는데, 어디까지가 양자역학적 세계이고 어디까지가 우리가 사는 세계이냐는 물음이다.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그렇게 이상하다 치고, 우리가 사는 거시세계는 그렇지 않지 않은가? 즉 관측을 통해서 확정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냐는 이야기이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의 괴리 중간쯤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이 유명한 슈뢰딩거가 주장한 고양이 역설이다. 

 

https://goddog.tistory.com/20

 

슈뢰딩거의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란? 상자 안의 고양이는 버튼을 누르면 50% 확률로 죽는다. 그렇다면 상자를 열기 전까지 산 고양이와 죽은 고양이는 공존하게 된다. 하지만 관찰자의 관찰과는 상관없이 고양이는 분명히 살았..

goddog.tistory.com

양자의 상태에 따라 독을 퍼트리는 상자안에 고양이를 넣고 상자를 닿으면, 상자를 열기 전까지(관측하기 전까지)는 이 고양이는 산것도 죽은 것도 아닌 그런 상태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뚜껑을 열었을때 이미 죽어있거나 살아있는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 역설의 해소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안톤 차일링거 교수의 C60(퓰러렌) 을 통한 이중슬릿 실험이다. 이중 슬릿 실험을 광자가 아니라 C60이라는 큰 탄소 분자로 실험한 것이다. 어떻게? 매우 낮은 온도와 진공상태에서 가능하다. 그리고 온도가 올라갈수록, 진공을 잃을 수록 회절무늬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거시세계의 입자들은 끊임없이 다른 입자들과 상호작용하거나 복사열을 내뿜어 자기 위치를 들키기 때문에 확정되어 보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흔히 말하는 결잃음(decoherence)이다.

 

https://m.blog.naver.com/sechsmin/220737878525

 

양자역학14 - 안톤 차일링거의 '결 잃음 이론'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사고 실험이었어요.실제적으로 실험을 한 적 없었죠. 그후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실제 ...

blog.naver.com

결국 위의 설명대로면, 관측이 되지 않는다라는 것은 우주의 어떤 것에 의해서도 들켜서는 안된다는 관념이다.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입자의 위치를 어느 다른 것이든 알게되면 그것이 관측이다.

 

내 상상속에서의 설명은, 우주라는 컴퓨터가 양자의 존재를 탐지해야하는 순간에는, 그 이전에 아무리 메타 정보(확률)를 가지고 처리되다가도 실제 좌표(확률 붕괴)정리를 하고 넘어가야하는게 아닌가 싶다. 컴퓨터 게임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은 계산(렌더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 뭐 그런 일종이라고 볼 수는 없을까?

 

 다음의 얽힘에 대한 설명전에, 위의 확률붕괴와 또 거론되는 불확정성의 원리도 짚고 넘어가보자.

앞서 소개했지만 이 불확정성의 원리는 위치와 운동량이 동시에 확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하나가 더 확실해지면 하나가 더 불확실해진다. 이를 위의 이중슬릿실험을 좀 빌려와보자.

 

 여기서는 슬릿을 하나만 남기고 대신에 이 슬릿의 간격을 계속 줄여가면서(특정 크기 이하라는 단서를 달아야 한다. 상당히 크면 우리 상식대로 작동한다) 실험하면 어떤 모양이 나타날까? 물론 회절 모양은 사라진 상태인데, 이번에는 얼마나 퍼져서 나오는가하는 문제이다. 어떨까?

 

 일반 상식에는 슬릿이 모양이 좁으면 더 좁게 퍼져야 하고 슬릿의 모양이 넓으면 넓게 퍼져야 한다. 그런데 그 반대이다. 슬릿의 간격이 어느 크기 이하로 좁아지게 되면(빛의 파장과 관계가 있다) 뒤에 더 넓게 퍼지는 그림이 나타난다. 아래 두개의 분포를 보자. 슬릿 구멍을 지나 벽에 새겨진 밝음의 정도라고 생각해보자. 슬릿이 더 좁아질수록 주황색으로 나타난다.

 왜 슬릿이 좁으면 상식과 다르게 주황색의 더 퍼진 모양으로 나타날까? 불확정성의 원리 때문이다. 위치가 점점더 명확해지기 때문에 운동량이 불확실해진다. 그래서 더 넓게 튕겨나가는것처럼 보인다. 불확정성의 원리도 그냥 관측이 불가하다거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물리학적인 특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통과되는 공간이 좁아지면(위치가 더 확정되면 확정될수록) 그 다음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된다.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역학2019. 5. 20. 21:35

양자와 정보, 컴퓨터를 설명하는 데는 양자 중첩(superposition), 양자 얽힘(engtanglement), 결어긋남(decoherence) 이라는 세가지 개념을 핵심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아래 시리즈들을 시작해보자.

 

일단 책을 한권 추천해보자. 여기서의 설명은 이 책도 많이 인용했다. 김상욱 교수의 강의는 책 외에도 유투브에도 꽤 있고 모두 도움이 되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879447

 

김상욱의 양자 공부

양자 시대, 양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양자 공부의 바이블 2018년은 새로운 ‘양자 시대’ 원년이다. 100년 전인 1918년,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x Planck)는 가열된 금속의 빛깔(빛의 파장)만으로 온도를 알아내기 위해 만든 최초의 양자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리고 현재, 불과 한 세기만에 양자 역학은 용광로를 벗어나 전 세계 전산망과 금융망을 작동시키는 엔진이 되었다. 구글 사는 올해 슈퍼 컴퓨터의 성능에 버금가는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

book.naver.com

그리고 아래 양자역학에서 양자 컴퓨터로 이어기가 위한 주요 연표를 참조해보자. 개인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라, 연도가 조금 오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다. 수시로 참고해보면 발표 순서를 알 수 있고 조금더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연도()

사건

1900

빛의 입자 가능성 플랑크 이론 발표

1905

아인슈타인 광양자설 발표(초기에 인정 못받다가, 1921년 노벨상)

1913

보어의 원자모형

1920

아서 콤프턴의 광양자설 확인(27년 노벨상)

1922

보어 노벨상 수상

1925

하이젠베르크 행렬 방정식 발표, 24, 1932년 노벨상수상

1926

슈뢰딩거 파동방정식 발표

1927

솔베이 회의(5), 보어학파/코펜하겐학파 확립

1932

폰노이만 양자역학 수학적 기초, 숨은변수 없다고 주장

1935

EPR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 논문발표,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1944

생명이란 무엇인가, 슈뢰딩거 책 출간

1947

윌리엄 쇼클리 벨연구소 트렌지스터 발명(56년 노벨상)

1952

데이비드 숨, 고적 역학적 양자론 - 광속넘는정보전달 인정하는 이론 , 망함

1964

*존 벨, EPR역설에 대한 벨 부등식 발표

1982

알랭 아스페가 벨 부등식 최초 실험 증명

1989

데이비드 도이치, 양자 컴퓨터 제안, 큐비트 개념

1994

피터 쇼어, 양자 소인수 분해 알고리즘

2001

IBM 7큐빗 양자 컴퓨터 실험

2011

D-Wave 128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 주장, (2017년까지 2048큐비트)

2012

산타바바라 캠퍼스 연구팀, 15=3*15 인수분해

2014

사이언스지, D-Wave 별로 안빠르다?

2015

네덜란드 연구팀, 벨부등식 최종 확정(이제 그만하자..보어가 맞다)

..

..

 

주제 영역과 역사를 나열했으니 세부적으로 나아가보자. 사실 각 주제를 완전히 다루는 것은 매우 전문적이고 여기서는 개념이해에 더 초점을 두자.

 

첫번째 시작은 "양자역학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교수의 유명한 이야기이다. 쉽고 직관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으로 유명한 이 천재 과학자는 양자 물리학이나 양자 컴퓨팅을 이야기하면 늘 등장하는 분이니, 아래 긴 영상을 보실 수는 없겠으나, 얼굴이나 목소리 라도 보고 들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FjHJ7FmV0M4

 다만, 이 긴 영상중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멘트는 이 비디오의 맨 뒷편 몇분인데, "자연이 인간의 상상력을 훨씬 넘어선다"는 말이 나온다. 너무나 인상깊었던 말인데,

 

처음에 이 양자역학 이해불가론(?)을 들었을때는 사실 양자역학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성이론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양자역학은 그보다 더 나간다.

 

그렇다. 그냥 어렵다기 보다는, 오히려 '기괴하기' 때문이다.

 

정말 이상하다. 소립자의 행동 패턴들은 흔히 회자되듯 우리의 상식과 맞지 않다. 어찌어찌 물리학자들이 우여곡절을 거쳐서 입자의 행동을 설명하는 완벽해보이는 이상한 방정식을 만들어냈는데, 이 방정식이 의미하는 바가 우리 상식과 너무 다르다. 이 방정식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사실 시행착오와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처음 고안해낸 학자들도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어찌어찌 계산이 맞는 이론을 만들긴 했는데, 좀더 정확한 다른 이론이 나오겠지.." (플랑크도 슈뢰딩거도, ..)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전자가 도는 궤도가 띄엄띄엄해서 그 중간없이 순간적이 이동한다던가, 입자가 관측되기 전에는 확률로서 여러곳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알 수 없는 말들이다. 이것들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리의 세상에서는 이동할때 띄엄띄엄하지도 않고 존재하는 것은 그냥 어딘가 있을 뿐이지, 확률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쳐다보지 않을때는 구름처럼 있다가 쳐다보면 확정되는게 아니라, 쳐다보고 있지 않아도 실제로 무언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불평했다는 말대로 달은 보지 않아도 떠있다. 그러나 미시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 '상식에 맞지 않음' 때문에 양자역학은 코펜하겐 학파가 이미 2차 대전 이전에 그 이론을 정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의심받았고, 소수의 물리학자들에 의해서는 여전히 의심받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죽을때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았던 유명한 반대론자이고, 파동방정식을 만든 슈뢰딩거 마저도 많은 분들이 인지하고 있는 "고양이 역설"을 통해 그 설명에 대해 반박했다.

 

 반면 코펜하겐 학파는 리처드 파인만이 그대로 계승한 견해다. 인간들이여, 너희들은 자연에 비해 상상력이 부족해.. 라는 입장이다. 부족한 관찰력을 가지고(거시세계만 간신히 눈으로 관찰하는) 만든 개념을 어디 미시세계의 자연에다가 들이미느냐! 이런 셈이다.

 

 무엇이 그렇게 기괴할까?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또 다른 큰 공헌자-이후에 소개할-인 안톤 차일링거 교수와 김상욱 교수 등 수 많은 분들이 선택하신 방법) 바로 빛의 이중 슬릿 실험인데,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원자(Atom)를 먼저 짚고 넘어가보자. 이 실험이 원자와 같은 수준의 작은 입자인 광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의 주인공인 양자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원자를 이야기하면 늘 많은 책들이 데모크리토스로 올라간다. 그 아무런 실험 결과도 없던 시절 본능적으로 데모크리토스는 더이상 쪼개지지 않은 작은 입자를 상정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더 다루고 싶은 주제인데, 과연 세상의 물건은 더이상 쪼개질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할까 그렇지 않을까? 하는 주제다.

 

 데모크리토스가 이야기한 원자는 더이상 나눌 수 없는 입자이고, 양자역학이 이야기하는 양자는 그 말대로 띄엄띄엄한 성질을 지니는 원자, 양성자, 중성자, 전자, 광자 등 모두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후반부에 가면 거대한 분자도 특정 조건 하에서 양자적인 성질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자와 양자의 헷갈림은 사실은 어느정도 분자를 쪼개나가다가 이게 원자라고 이름붙였는데 계속 더 쪼개지다보니 물리학자들도 좀 꼬인 상태라고 볼  수있다. 여하튼 어느정도 크기 이하의 미시세계로 가면 특성은 비슷해서 원자냐 아니냐 논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어진다. 대략 자연계에서, 더이상 쪼개져 존재하기 어려운 가장 작은 입자라고 보면 된다. 쿼크도 있는것 아닌가요? 맞다 그렇게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은 입자가속기 충돌 실험할 때나 간신히 관측되므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교양 책에 실험적인 증거로서 잘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논하는 양자라는 것은 일반 평범한 실험실에서도 그나마 다룰 수 있는 전자나 양성자, 광자 같은 것들이라고 보면 실험결과도 많고 논하기도 쉽다. 이것들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양자역학 특성을 지니겠다.

 

 

 

쪼개지지 않는 "원자"라..

 

 가만히 보면 사람이란 도대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하는게 쉽지 않다. 보인다는 것은 인류에게는 이해의 큰 첫걸음이어서,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온전히 이성으로만 상상해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나가면서 이해하는 것만이 가능하다. 상상과 실제를 계속 확인해나가는 방식이다.

 

 양자역학은 눈에 보이지 않음의 최전선에 있어서, 오히려 보는것 자체가 그것을 변형해버리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보려면 광자가 부딪혀서 내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러면 이미 한번 밀어낸 녀석이 보인다. 더 어디있는지 알아내려면 더 예리하고 강한 빛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그러면 더욱더 원래 그녀석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이 입자들은 우리가 관측을 통해서 있는 순수 그대로 인지할 수가 없다. 위치를 어떻게 측정한다고 쳐도 운동량은 불확정하게 변해버린다. 그저 간접 유추할 뿐이다.

 결국은 젊은 하이젠베르크가 원자에 대한 행렬역학을 만든 것도 이런 아이디어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원래부터 존재하는 무엇인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관측되어 나타는 무엇인가이다. 흡수되거나 방출된 빛의 강도와 진동수에 의한 기술이다. 어 이런 것들이 그러면 사실 뭔가가 실제 존재하는데 관측하기 어려워서 이렇게 되는것 아닌가요? 라고 여기서 물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저러한 성질들은 아예 양자가 가진 속성 그 자체가 된다.

 

 이런 것들을 실례로 설명하기 위한 이중슬릿 실험을 소개하기 전에, 조금더 다른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자.

 

 예를들어 조선시대로 돌아가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물리학을 다시 정립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질문 한다면 나는 빛을 연구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빛은 모든 기괴함의 정점에 있는 녀석 중의 하나이면서도 어떤 구성만 잘하면 눈에도 바로바로 관측 가능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아마추어 연구자였던 토마스 영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그가 바로 이 이중슬릿 실험의 시작이다.

 

 처음에 뉴턴은 이 빛을 입자로 소개했다. 뉴턴의 주장 이후에도, 당연히 우리가 어렸을적 배운대로 파동(물결 같은 존재, 호이겐스)이라고 다시 주장되었는데, 뉴턴의 과학계에서의 입지가 워낙 강해서 한동안 빛은 입자로 믿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드디어 영국의 의사/물리학자인 토마스 영의 이중슬릿 실험에 의해서 그 파동성이 실증되게 되었다(1802년).

 

 이후 빛은 근 100년간 파동이라도 믿어지면서 파동이라면 응당 필수인(우리가 흔히 아는 파도는 물이 있어서 가능하듯이) 매질을 찾다보니 '에테르'가 필요하던가 등의 논쟁을 하다가 결국 아인슈타인이 등장하면서 다시 입자설(광양자설)이 부활되었다.

 

 내가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이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고등학교 물리책에 빛의 이중성이라고 해놓고, 빛을 입자라고 생각하고 실험하면 입자이고, 파동이라고 생각하고 실험하면 파동이라고 한다 라고 했던 것인데(보어의 상보성에 대한 설명). 그때도 납득이 되지 않았으나 지금 생각해도 그 설명이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빛은 그때까지의 고전 물리학 지식으로 단순 설명할 수 없는 대상으로(양자역학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의 성격에 따라 다른 관측치를 보여준 것이다. 기존 이론으로만 빛을 해석하려 했기 때문에 입자와 파동 두가지 성격이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것은 입자도 파동도 아닌, 양자 였던 것이다.

 

 빛에 대한 관측에서 나타난 이중성은 그저 당시 고전 역학이 바라본 세상의 모순이며 혼란을 의미한다. 그래서 다시금 이를 정확히 하는 논의를 위해 다음 편에서는 이중슬릿 실험으로 광자라는 녀석을 계속 설명해보자.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