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가설2023. 12. 17. 21:27

 소프트웨어 개발일을 하다보면, 이 컴퓨터가 어떻게 이렇게 잘 작동하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언제나 같은 결과를 내놓고, 그리고 잘 "작동"한다.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면 별로 관심 둘 일이 없지만,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다. 대체 이 계산력의 근간은 무엇일까? 과거에 톱니바퀴를 돌려 덧셈을 계산하던 계산기는 눈으로 보이기라도 하지만, 컴퓨터의 계산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계산"을 잘 실행할 수 있을까?

 

라이프니쯔의 톱니 계산기 - https://smart.science.go.kr/scienceSubject/computer/view.action?menuCd=DOM_000000101001007000&subject_sid=257

 

 정답은 "자연의 계산력을 해킹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톱니나 전자 소자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물리 법칙에 맞게 작동하는 존재의 법칙 준수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양자 컴퓨터도 마찬가지인데, 현대의 모든 계산기는 자연 법칙의 일관된 작동에 기반하게 된다.

 

 톱니바퀴에 의한 계산기부터 살펴보자. 가장 간단한 것은 덧셈이다. 5+6=11이라는 것은 누구나 암산 할 수 있지만, 이것은 사람의 뇌의 힘을 빌어서 할때는 그렇다. 기계적으로 이 덧셈을 하려면 어떻게 할까? 가장 손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계식 시계"이다. 기계식 시계는 세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개선 되어온 톱니 계산기 중의 하나이다. 60초는 1분이며 60분이 1시간이 되는 기본 구조를 가지고 초침과 분침이 돌며 숫자를 가리킨다. 즉, 60초가 되어 톱니가 한바퀴 돌면 더 큰 톱니를 움직여 1분을 더해주고, 그 1분이 60분이 지나 결국 더 큰 톱니를 조금더 움직여 1시간을 나타낸다. 60진법 덧셈 계산기인 것이다. 아래가 그 태엽에서 시작된 동력이 어떻게 초/분/시가 연결되어 나타내지는 보이는 구조이다. 각 축에는 시침,초침,분침이 연결된다. 맨 상단의 메인 스프링통이 돌면서 첫번째 휠이 아주 천천히 돌 것이고(시간), 그 정확한 비에 의해서 다음 휠이 그 다음 속도로 돌고, 또 그 다음 휠이 그 다음 속도로 된다. 그 비율은 1:60으로 고정되어 있다. 맨 하단에는 이 휠이 일정한 속도로 돌도록 일종의 진자 역할을 하는 밸런스 휠이 붙어 있다.

 

https://www.timeforum.co.kr/TFWatchColumn/87945

 

상기의 Second Wheel이 시침이며, Third Whell이 분침, Fourth Wheel이 초침이며 실제로는 아래와 같이 좀더 복잡하게 붙어있다. 그리고 시계의 맨 앞판에는 실제로 숫자와 눈금이 있어 우리가 숫자를 읽게 된다.

 

https://www.britannica.com/technology/balance-spring

 

 여기서 사용하는 자연의 법칙은 무엇인가? 단순한 물리 법칙이다. 톱니와 톱니가 맞물려있고, 그 돌아가는 비에 따라서 톱니가 다른 속도로 회전한다. 거기에 단순히 시침,분침,초침을 달아서 읽어 내면, 60진법의 덧셈을 하는 기계를 목격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면 이 계산기는 현대의 전자식 계산기에 비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톱니가 많아지면 돌리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확한 비율로 톱니가 깍여있지 않으면 많이 돌렸을 경우에 오차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1950년대 이전의 컴퓨터는 모두 위의 톱니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전기의 힘을 일부 차용했다(진공관). 톱니가 아니고 어떤것으로 계산이 가능하지?

 

 놀랍게도 1950년대에 AT&T 벨 연구소에서 개발한 트랜지스터를 조합하면 이제 전기와 전자를 통해 이 계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전자적인 힘이기 때문에 효율이 매우 높다. 고속으로 계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윌리엄 쇼클리, 소위 접합 트랜지스터를 발명

 

 톱니의 회전에 의한 덧셈은 직관적이라서 쉽게 이해가 가지만, 과연 이 트랜지스터를 가지고 어떤 계산을 하는지 의아해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디지털 회로는 AND, OR, NOT 정도 구현할 수 있다면, 입력에 대한 다양한 출력을 제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AND, OR, NOT을 전기를 흘러서 변형하도록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트랜지스터이다. 전기가 흐르지 않는 것을 0, 5V가 흐르는 것을 1로 약속하고, 트랜지스터를 적절히 배열하면, 입력되는 전기에 대해 출력되는 전기를 아래와 같이 제어할 수 있다.조금 더 단순화하면 이 트랜지스터는 전자적인 스위치이다. 사람이 손으로 선을 끊거나 이어주지 않아도, 전기를 흘리거나 흘리지 않는 방법으로 전기의 차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즉 모든 입력에 대해 출력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리고 이것을 회로 기판에 직접 그려서 고정시키면 H/W라고 표현하고, 더 복잡한 방식으로 구성해서, 이 논리회로 구조를 메모리에서 읽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바꿀 수 있게 만들어주면(즉 가변 회로) 그것이 바로 프로그램이 된다. 현대의 폰노이만 체계에 의해서, 이 디지털 논리회로는 프로그램에 의하여 입력/출력을 바꿀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이 현대의 컴퓨터이다(프로그램 내장방식까지 더해져서 편리함이 엄청나다. 예전에는 회로의 기능이 바뀌면, 배선을 손으로 다시 해주거나 회로 기판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가장 기본적인 논리 소자, AND/OR/NOT https://coolenjoy.net/bbs/37/2604

 

  하지만 이 복잡한 이야기 속에도, 그 근간에는 역시 전기와 전자의 물리적인 자연 법칙이 작동하는 것을 인간이 이용한다는 면에서는 자연을 해킹하는 것과 역시 같다. 그러면 여러분 만의 컴퓨터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간단하다. 물리 법칙의 어딘가를 빌려다가 그 값으로 계산을 하면 된다. 오래된 되었지만 최근의 흥미롭게 다뤄지는 사례가 바로 아날로그 컴퓨터이다. 디지털 컴퓨터는 상기 0과 5V의 전압 차이를 가지고 0과 1로 단순화해서 계산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여러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계산해야 한다. 그런데 어차피 계산 값만 확보하면 되니, 0~10V를 각각 0에서 10이라고 가정하고 계산하면 더 빨리 계산할 수 있지 않을까? 저항을 나누고 싶은 값이나 곱하고 싶은 값으로 적절히 설정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장점은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도 있다. 디지털 컴퓨터로는 수많은 사이클을 거쳐야만 하는 계산이, 회로를 한번만 작동시키면 값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 아래 베리타시움 채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9ROD_oxpVcA

 

 

 그러면 양자 컴퓨터는 무엇일까? 바로 양자의 물리 법칙을 해킹해서 자연의 계산력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 양자의 물리 법칙이 보여주는 계산력은 대단하다. 어느 정도냐면, 몇가지 변환을 거치면 소인수 분해를 매우 빨리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자연의 계산력이라는 것은 소인수 분해를 고속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래의 컴퓨터라는 것은 모두 이렇게 정의해볼 수 있다. 자연의 계산력을 훔쳐 쓰는 장치다. 사람의 암산은 그럼 다를까? 사람의 암산도, 신경세포의 조합에 의한 화학과 전기 법칙의 기반하에 작동하고 있고 역시 사람의 연산도 자연의 물리법칙을 차용한 셈이다. 결국 우리의 모든 계산력은 자연을 빌려다 쓰는 셈이다. 어떻게 돌려서 만들고 싶어도, 자연의 법칙에 의존하지 않는 계산기는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시각은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될까? 바로 현대의 디지털 컴퓨터를 우리가 지배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이 사실은 매우 특수한 형태였다는 점이다. 원래 자연을 어떻게든 해킹해서 더 다양한 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런 상상을 해왔다면 현대는 더 다양한 컴퓨터들로 가득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 모든 계산력이 결국 자연에서 왔다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늘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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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3. 7. 22. 11:09

 세상이 matrix인가에 대한 막연한 논의는 있지만, 그것을 심각하게 정립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깨어날 수 있는 문제인지, 깨어나면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임상의 캐릭터는 깨어나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게 오히려 더 일반적이기도 하다.

 

1) 지금까지 자연에 대한 관측으로 아래에 대한 내용이 확인되었다.

  a. 자연은 대칭과 보존의 법칙에 따라 과거와 현재 동일 법칙하에서 진행된다고 여겨진다.

  b. 그 정밀도와 일관성은 아직 인간의 관측 범위내에서 이상하다고 의심받지 않고 있다.

  c. 미시세계로 들어가면 이산성(discrete)이 확인되었다. 세상은 띄엄띄엄하며 bit로 처리된다.

 

2) 어떤 체계(우주)가 랜덤으로 창조된다면 어떤 모습이 일반적인가. 이를테면 우리가 만들어내는 게임들의 세상을 보면 대표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다. 즉 1)의 세상에서 창조되는 새로운 시뮬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a. 특별히 그렇게 의도하지 않으면 대칭/보존은 매우 낮은 확률로 나타나는 특성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랜덤으로 전개되는 것이 물리적인 제약이 없었을 때의 랜덤한 세상이다. 즉 지금 우리가 자연을 그대로 시뮬레이션하려면 할일이 너무나 많다. 엔트로피나 임의성을 들먹이지 않아도 수많은 만들어질 게임 중에 현실과 같은 것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도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b.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이 이것을 고민하는 주체가 바로 현실에서의 인간이라는 점이다. 인간이 지능을 갖기 위해서는 그 기본 법칙이 갖춰져야 한다. 즉 시뮬레이션의 랜덤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 안에 그것을 평가하는 주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랜덤성의 범위가 자동으로 축소된다는 사실이다. 즉 사람이 생겨날 수 있을 정도의 시뮬레이션 체계가 존재해야만 그 안의 사람이 그 시뮬레이션의 특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c. 따라서 시뮬레이션의 임의성에 대한 고민은, 그것을 고민할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날 수 있는 최소한의 시뮬레이션으로 좁혀진다. 이것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만약에 우주 밖에서 시뮬레이션이 랜덤으로 선택되어 탄생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가 시뮬레이션인지 고민하는 정보가 넘나드는 시뮬레이션은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수의 시뮬레이션에서만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3) 시뮬레이션 체계가 다수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a. 서로 영향이 없다고 믿어지고, 존재여부도 모호한  다른 시뮬레이션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가장 큰 논리는 unique함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리고 대칭과 보존이 만족되는 범위가 아직까지 어딘지에 대한 모호함이다.

 b. 다만 시뮬레이션에 대해 고민하고 해석하는 주체가 한 개인이므로, 실제로는 어떤 단위로 시뮬레이션된다고 해도 말이 된다. 나 외에 다른 모든 존재는 서로 다른 독립성 속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되는 이유가 없다. 따라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특수함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애초에 가정하는 것이 더 보편성을 띌 수 있게 되고, 시뮬레이션을 바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1) 시뮬레이션은 아래와 같은 범주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a. 모든 정보가 하나의 법칙을 추종하는 단일 체계로 움직이는 형태

   b. a같은 시뮬레이션들이 1개 이상 존재하여 각기 독립적인 체계로 움직이는 형태

   c. b같은 형태이면서 a들끼리 어떠한 약하고 제한적인 의존관계를 지니는 형태

   d. a/b/c가 각각 그 안에서 새로운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내는 종속관계를 나타내는 형태

 

2) 1)의 a)단위를 고려해볼때

  a. 해당 시뮬레이션이 지금처럼 대칭/보존/이산성 등에 작동할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해당 시뮬레이터의 생성이 의도적이거나(대표적으로는 자신의 원래 세상과 유사하게-그대로 혹은 가감하여- 창조되거나) 할 수 있겠지만 우선은 그렇다면 오히려 논의의 폭이 좁아지고, 그렇지 않다고 가정하고 여러가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립적이어 보인다.

  b.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지적 존재가 나타나야만 이러한 시뮬레이션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는데 있다. 여러가지 임의성이나 확률에 대한 논의는 이렇게 시뮬레이션을 평가하는 존재가 선행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보정이 필요하다.

 

 

가만히 고민해보면, 이러한 논의들의 현실적인 설명은, 우리가 만약에 지능이 나타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만들어서 구동했을때의 상황이다. 인류가 만들 수많은 시뮬레이터 중에 지능이 나타날 수 있는 수준의 시뮬레이터가 언젠가는 탄생하게 될 것이고, 그 시뮬레이터 안에서 또 새로운 그 안에 지능이 있는 시뮬레이터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영화 Inception같은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다.

 

지속 이 관계들을 정립해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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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3. 7. 16. 14:43

 스스로를, 요즘 유행하는 3차원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세계안의 캐릭터라고 생각해보자. 물론 아직 그렇게 지능있는 존재가 스스로를 인지할 정도로 진보한 게임은 없겠으나, 여하튼 상상으로 상정해볼 수 있다.

 

 그러면 그 게임 안에는 아마도 마법이 있고, 여러가지 그 게임만의 특이 요소가 있을 것이다. 게임 안의 물리 법칙은 우리네 현실을 모사했기 때문에 그 둘간에는 어느정도 유사하겠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같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게임 안의 세계가 훨씬 더 일관성이 낮을 것이라고 본다. 게임 세계의 물리 법칙의 목표는 현실과의 유사성만 유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 일치 정확도를 소수점 아래 수십자리까지 일치 시킬 필요는 없다. 여하튼 이런 저런 재미요소로 다양한 이유로 게임안의 세계는 특정 틀의 법칙을 지니고 움직이게 된다.

 

 여하튼 그렇다가 그 게임 안의 캐릭터로서는 언젠가 이런 의문이 들었다고 하자.

"왜 하필이면 이 세계는 이런 법칙으로 작동하는가?"

 앞서 밝혔듯이 게임 안에서는 게임 밖의 사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왜 세계가 그런 법칙을 갖게 되었는지 설계자의 생각을 스스로 알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은 순전히 상상의 영역에서 검토하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많은 법칙의 조합들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이 조금더 분할해서 질문해 볼 수 있다. 이제 다시 우리가 처한 우주에 대해 생각해보자.

 

 왜 우주는 대칭과 보존이 그렇게 엄밀하게 성립하고 있는 것일까. 적당히 근사해서 맞거나 일정 수준 랜덤으로 해도 될것 같은데, 자연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그런데 어떤 관점에서는 이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왜 원자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가? 무한이나 무한소를 도입해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범위까지 정밀도를 낮춰 나갈 수도 있을텐데, 그렇지 않다. 이미 플랑크 상수를 통해 자연이 띄엄띄엄하다는 사실이 밝혀져있다.

 

 또한 잘 알려져있듯이 자연상수 몇개만 바뀌었어도 우리 우주의 양상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금 이 상태인가?

 

 유명한 오캄의 면도날(Ockham's razor)은 어떤 현상을 설명할때, 더 간단한 모델을 채택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이것은 수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예를 들면 복잡도가 낮은 모델 A와 복잡도가 높은 모델 B를 탐색해서 찾아냈는데, 특별히 복잡한 모델 B가 A보다 더 큰 정확도로 예측하지 못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이 상황에서는 단순한 모델 A를 채택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다. 왜냐하면 어떤 문제와의 설명 일치 여부를 탐색해 찾아낸 몇가지의 후보 모델이 있을때, 특정 문제를 더 단순한 모델이 푸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더 낮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단순한 모델은 동일한 역할을 하는 다른 복잡한 모델보다 더 어렵게 찾아지는 bias가 덜 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이야기해볼 수 있다. 이렇게 더 단순한 모델은 복잡한 모델에 비해서 찾기 어려운, 더 큰 장점을 갖는 모델이 된다.

 

 지금 우주의 법칙들이 만약에 여러가지 랜덤한 체계 속에서 하나 선택된 것이라면 어떨까? 이미 다수의 반복에서 얻은 어떤 특수한 사례 중 하나라고 보면 또다른 분석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의 현재 상황이 이런 랜덤으로 선택된 경우에서의 매우 특수한 하나 일 수는 있다. 무한의 우주의 시간대 속에서 엔트로피가 어느정도 충분한 상태의 우주라서 지능이 나타나는 하필 그 시기같은 상황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여러가지 의문 틀은 이 시뮬레이션 이론의 여러가지 면을 상상하는 데는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 간단하게 남겨놓아 본다. 최소한 법칙이 존재한다는 점이나, 그 법칙에서 벗어나는 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일상적인 랜덤적인 요소와는 매우 거리가 있다는 점 등이 도대체 흔하지 않은 상황임은 참고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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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3. 7. 8. 10:39

 우리가 사는 세상을 시뮬레이터로 생각해보면. 사실은 시뮬레이터 밖의 사정에 대해서 알 수가 없겠다. 게임의 세계 안에서 게임 밖의 세계를 알 수가 없다. 물론 어떤 인터페이스가 있을 수 있다. 설계에 반영하면 그만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 그 대칭과 보존이 철저히 지켜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생각해보면(아직은 어떠한 예외도 검증되어 관측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 밖을 볼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 인지 상정이다.

 

 따라서 이 시뮬레이션 이론이라는 알 수 없는 이론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서 그것을 파악해나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지니고 있다. 게임 안에서 게임 밖을 상상해야 하는데 이것은 거의 랜덤과 가까운 관계를 유추해나갸아하는 상황이다. 애초에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따라서 그저 그 시뮬레이터 안을 들여다보는 것 밖에 할 수가 없고, 그것이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합심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거대한 계산 체계의 장에서 숨기기 힘든 골치아픈 것들이 있다. 바로 비연속과 무한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 이미 무한의 문제는 골치아픈 일임이 잘 알려져있다. 즉, 0으로 나누면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난감하며 무한은 그것의 무한의 정확도를 보증하기 위해서는 무한의 저장공간이 필요하다. 이 문제 속에서 대칭과 보존을 정확히 처리하는 문제는 시뮬레이터를 디자인함에 있어서 가장 난감한 부분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하나의 해결 방법은 모든 것을 아주 작은 단위의 깨지지 않는 무엇인가로 상정하는 방법이다. 바로 원자이다. 그렇게 되면 무한의 저장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유한의 공간만으로 가능하다. 배열을 만들고 그 배열에 원자들을 배치하면 그만이다. 0과 1로만 그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 원자라는 말로 현대의 표준모형과 헷갈리게 할 필요도 없다. 무언가 가장 작은 단위를 상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처리하면 된다.

 따라서 이산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 시뮬레이터의 계산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한 가장 쉬운 접근방법이다. 계산은 원자단위 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근사"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이 근사는 각 원자스러운 것들 사이의 관계가 완벽해야 한다. 이를 테면 자연에는 시간이나 에너지나 질량이나 공간처럼 서로 다른 "량"들이 존재하는데 이것들이 같은 표준으로 이루어져야만 이 하나의 "원자"라는 개념으로 각기 변환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것은 현대 표준모형에서는 플랑크 상수라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만약에 이 "원자"라는 개념이 각 물리량마다 다른 체계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 근사를 통해 사라지거나 더해지게 된다. 즉 반올림과 반내림이 필요한데, 이전에 설명한대로 특정 변환이 무한이 반복되면 지속적으로 반올림이 생기거나 반내림이 한쪽으로 치우쳐 발생하면서 결국에는 무언가가 사라질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나긴 계산의 반복하에서 위의 대칭과 보존이 무너지게 된다.

 

 만약에 우리가 존재하는 이 자연(시뮬레이터)이 물리학자들의 주장처럼 전체 시간을 모두 함께 넣고 계산하고 있다면 재미있게도 무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완벽하게 대칭시키려면 상기 여러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연(시뮬레이터)은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 것인가?

 

 어찌보면 이 질문에 양자역학은 대답을 하고 있는것 같다. 1900년 이후에 그래서 플랑크와 보어는 이 이산적인 것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나가기 시작한 것처럼 생각해볼 수 있다. 우주는 과연 이 무한이라는 연속과 이를 둘러싼 비연속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시뮬레이터의 특성에 대해 특이하게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주제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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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2. 5. 21. 18:34

 물리학자들간의 유명한 논쟁 중의 하나는 최종의 단 하나의 이론이 정말로 존재하는가이다. 이 주장은 스티븐 와인버그의 "최종이론의 꿈"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아직 우리가 모를 뿐이지, 통합된 하나의 이론이 있다는 믿음에 대해 나온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알 수 없다. 그것은 이 세계가 가진 관측의 한계 때문이다. 이 세계 안에서 사는 자가 이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측정을 해야하는데, 스스로를 관측하는데는 물리적인 한계를 가진다. 만약에 자신의 상태를 완벽히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단 하나의 손실도 없이, 그 세계가 표현하는 정확도 그대로) 놀라운 발견이 될테지만, 그것은 열역학 제2법칙과 비슷한 속성이 있을테다. 99.999..% 정확도를 늘려나갈 수는 있지만 100%에는 다다를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100%인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애초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벽히 어떠한 방정식이나 규칙을 따르는지는 알 수가 없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마찬가지다.

 

조금 가볍게 시작해보면, 내가 집에 가진 모래시계는 3분에 오차가 몇초 정도 된다. 대체 왜 이녀석은 이런 정도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을까? 자연은 어떤 법칙을 따라가고 있는것인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과학계는 이런 것들에 대한 실험을 진행해왔는데, 첫번째로 가장 강력한 실험은 양자역학에 대한 실험이다. 이 놀라운 미시세계에 대한 실험은 리처드 파인만 교수의 주장대로 유효숫자가 상당히 크게 예측이 가능하다. (양자 전기 역학의 실험과 일치하는 정도가 New York에서 Los Angeles 사이의 거리를 단 한 오락의 머리카락 정도의 오차로 찾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것은 과연 과거의 물리법칙과 현재가 같은지 여러가지 실험을 진행했는데(반감기 등의 차이가 있는지) 역시 긴 시간동안 별로 변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점이다. 책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p.53"에서 오클로의 천연 원자로에 대한 확인 실험들이 자세히 소개된다. 거의 우주의 시간동안 우주의 물리 법칙이나 상수들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금도 측정 과정에서 양자역학적인 세계가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 확인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에서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력이 아침 저녁으로 변할때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되면 흥미롭게도 영구 에너지가 가능하다. 즉 중력상수가 약해질떄 물을 끌어올리고 중력상수가 강해질때 물을 아래로 내려 발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물리 법칙이 변경되는 것도 대칭의 깨짐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 수학을 따르고 있을 뿐 아니라 대칭과 보존의 원리까지 지켜지는 것 같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어떻게든 이 세상이 기계적(수학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게 사실은 더 의아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재의 여러가지 정황으로 돌이켜보면 세상은 수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니라고 할 만한 증거가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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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2. 5. 5. 20:18

수학이라는 논리의 세계에서는 무한이 필수적으로 등장할까?

 

우리가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처음 만나는 무한은 사실 수학의 발전 과정에서 곧 마주하게 될 운명인 녀석이다. 매우 여러군데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고대에 제논이 가장 먼저 들고 나왔다. 내가 어느 지점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그 중간 지점을 지나야하고, 또 그 중간 지점을 지나야하면서 영원히 많은 점을 지나야 하는데 어떻게 원하는 지점에 도착하느냐라는 문제이다.

 

답은 간단하다 무한소의 시간으로 이 영원의 점을 건널 수 있다. 이런점들을 잘 반영하는 것들이 어찌보면 미적분이겠다.

 

또다른 사항들이 있다. 원통을 굴리면 원통의 점과 원통의 맨 아래 바닥이 각각 같은 직선을 그리며 굴리는 방향으로 직선이 그어진다. 원의 맨 바깥이 펼쳐지며 직선이 만들어지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원의 한가운데는 대체 어떻게 직선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점이 모여서 선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데 사실은 점이 모여서 선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점은 길이가 0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법이 있다. 무한히 많은 점이 유한한 길이를 만들 수도 있게 된다.

 

무한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칸토어가 지적한 대로 단순히 1:1 대응을 산정하면 된다. 0과 1사이의 유리수는 무한한 자연수와 1:1 대응되며 본질적으로 같다. 사실상 그 둘은 같다. 그 달라보이는 둘이 사실은 같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이 무한이라는 개념을 더 세련되게 수학적으로 다루게 되는 것이다.

 

물리학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물리학은 사실은 세상이 그렇다기보다는 수학 방정식으로 세상을 기술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은 무한의 무언가를 인류는 아직 무한의 정확도로 관측한 적은 없다. 과연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방정식이 기술한대로 시간이 정지하는가? 빛을 한 방향으로 두개를 쏘았다고 치면 한쪽 빛에서는 다른 쪽 빛이 여전히 광속이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모두 무한의 개념이 필요한 현상들이다. 그러면 실제 우주라는 시뮬레이터는 무한을 정확히 다루고 있을까?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모든 시뮬레이터는 무한이 필요할까를 다시 상기해보면, 사실은 필수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한의 핵심은 아무리 더 큰 정확도로 측정해도 계속 정확한 것이 보증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무한의 정확도로 하는 측정이 불가능하다면 시뮬레이터는 무한을 다룰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아주 작은 값 같은 경우에는 더 눈치 못채도록 더 작은 값의 상수를 사용하고 저 작은 수를 보증하면 되고, 큰 값의 경우에는 그것도 마찬가지다. 더 큰값을 다뤄주면 된다. 무한이나 무한소를 보증할 필요는 없다. 계산 결과는 측정가능한 범주보다 더 세밀하기만 하면, 시뮬레이터 안에서는 그 시뮬레이터가 무한을 다루는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된다.

 

 여기서 재미있게도 측정이라는 개념이 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뮬레이터가 무한을 다루는지 아닌지는 충분히 세밀한 정확도로 측정해서 알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이 하나 있는데 통제 환경에서 무엇이 계속 반복되도록 만들어놓고 그 오차의 향방을 알아가는 방법도 있다. 예를들어 반내림을 하거나 반올림을 하면, 더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무언가가 확률적으로 계속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겠는가.

 

 좀 이야기를 전환하면 시뮬레이션 우주 등의 개념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바로 이 플랑크 상수 때문이다. 우주는 벌써 이 무한의 정확도를 감당하고 있지 않는 점이 밝혀진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느 길이 이하로는 의미가 없는 길이가 존재한다는게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전에 논의했던 블랙홀 안에서 시간이 정지하는 현상은 플랑크 상수 때문에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정지하는 시간 같은 것은 없는게 아닌가. 어차피 플랑크 길이 이하도 존재하지 않는데). 빛의 속도로 이동해도 옆에 있는 빛은 정확히 빛의 속도가 아니지 않겠는가. 여하튼 이 함의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무한을 다루지 않아도 시뮬레이터는 당연히 성립한다는 이야기이고, 우리가 있는 이 우주도 그럴것 같다는 점이다. 상대성이론은 무한을 추종하는 미분방정식들이 이 띄엄띄엄한 양자역학에서 충돌나는 것도 어찌보면 그런 맥락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무한소로 내려가다보면 더이상은 정확도가 안떨어지는 discrete한 세계이며, 그때부터는 0과 1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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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2. 5. 5. 19:50
이 이야기는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는, 어떤 시뮬레이터의 가상환경일 뿐이라는 설의 여러가지 서브 논의 중에 하나다.
 
이 여러가지 이야기 중의 곁가지에는 이 시뮬레이터를 수학적으로 추상화하는 작업이 존재한다.
그렇다 세상은 시뮬레이터일까? 이 시뮬레이터를 추상화하면 무엇이 될까?
놀랍게도 복수의 정보와 그 변환뿐이다.
 
이를테면 2차원 종이에 잔뜩 씌여진 무언가를 다른 무언가로 계속 바꿔주면 된다. 사실은 1차원도 상관이 없다. 상당히 큰 저장공간만 있으면 사실상 동일하다. 이것만으로도 모든 시뮬레이터가 동등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저장된 정보와 전이(transition)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예를들면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이 될테다.
 
이를 테면 온라인 게임의 가상 공간이 컴퓨터 정보로 이루어져있고 이를 모니터를 통해 눈으로 만나면 우리는 현실과 같다고 느끼는 것과 같다. 
물리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이 물리 세계도 이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진작에 눈치채고 "it from bit"니 정보가 중요하다느니 한말씀씩들 남긴 셈이다.
그러면 이 전이는 또 무엇인가? 모든 종류의 조합을 다른 모든 종류의 조합으로 각각 만드는 전이 매핑 규칙을 갖고 있다고 치자. 이 전이를 일종의 함수(function)라고 생각하면 이 함수는 가장 메모리를 많이 필요로하는 함수일테다. 그 매핑 관계를 모두 저장하고 있어야 할테니.
그리고 이 전이를 random으로 한다고 치면(아무런 규칙이 없겠다) 세상은 잡음의 연속이 되겠다.
 
 그런데 랜덤이 아닌 어떤 일정한 규칙에 기반해 이 전이가 이루어진다고 치자. 이를테면 양자역학에서 이야기하는 표준모형에 의해서 전이가 발생하면 그 세상은 우리의 세계가 된다. 그리고 다른 법칙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건 또다른 어딘가 다른 우주가 될 수 있겠다. 따라서 이러한 전이의 랜덤성과 규칙성을 가지고 해당 시뮬레이터의 특성을 나타내볼 수 있고, 어느 정도 규칙성을 가진 시뮬레이터에서는 그 안에서 사람같은 존재가 생겨나서 자신이 시뮬레이터에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게 되겠다.
 
 또 한가지 고민해보면 이 시뮬레이터의 전이가 바로 전 상태에 의해서만(종이에 적힌 정보만을 입력으로하는) 결정되는지 외부에 또다른 입력을 받는지의 구별이 있다. 이를테면 신의 존재 같은 것이라고 묘사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가 자기 상태외에 다른 입력을 받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이유는, 그 시뮬레이터에 "깨어날 수 있을지 없을지"를 좌우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깨어날 수 없는 시뮬레이터는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과 같고, 깨어날 수 있는 시뮬레이터는 매트릭스와 같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하나 더 점검하고 넘어가자면, 이 정보와 전이가 통합적으로 나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은 전이를 기술하는 것도 일종의 정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어떤 약속만 하면 전이라는 규칙은 어떤 정보로 기술되게 된다. 따라서 이를 통해 추상화를 해보면,
 
"시뮬레이터는 상태와 전이를 담는 정보로 정의되며, 해당 전이와 정보의 변경이 외부 입력없이 바로 그 전 정보에 의해서만 결정되는지에 따라 그 특성이 나뉜다" 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시뮬레이터의 전이에 대한 기술에서 수학이 차지하는 위치를 나중에는 다뤄보자.
 
시뮬레이터를 추상화하는 작업은 대응 관계가 성립되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무한을 다룰때 칸토어가 1:1로 대응시킬 수 있느냐로 논리를 풀어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해석은 어떠한 형태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그 정보와 전이가 1:1로 대응될 수 있다면 본질적으로 해당 시뮬레이터는 다를 것이 없다.
 
 
시뮬레이터는 미래의 우리가 당면할, 여러가지 지금의 가벼운 게임에서부터 여러가지 더 보낼 시간이 길어질 가상세계, 그리고 우주라는 물리적인 환경하의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추상적이며 수학적 논리적으로 접근해 여러가지 결론을 얻는 것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튜링이나 칸토어 같은 학자들이 사용한 논리들이 많이 참조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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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