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이론2020. 1. 1. 23:43

여기서는 2015년에 출간된 책 정보의 진화(세자르 히달고, 2018년에 박병철 역/국내 출간)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한번 잠깐 논의해보려고 한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67348539

 

정보의 진화

세자르 히달고의 『정보의 진화』가 문학동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MIT 미디어예술및과학학부에서 강의하며 MIT 미디어랩의 매크로 커넥션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저자는, 현대 사회의 복잡성에 관해 학문적 경계를 넘나들며 연구해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히달고는 이 책에서 자연과 사회에서 정보의 성장을 돕는 메커니즘을 추적해 물리적 질서와 경제성장의 근원을 탐구하며 ...

www.yes24.com

 이 책 전체의 내용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으나 경제 활동을 분업에 의한 효율화로 설명하는 기존 설명 대신에 바로 '정보'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부분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은 자연이라는게 참 매섭고 신기하다고 느껴질때가 있는데, 이를 테면 손에 만져지는 책을 바라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디지털로 되어 있는 정보와 달리 이 책이라는 것은 사실 자연 법칙을 그대로 따라 제작된 최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제작된 책의 원자와 분자들을 임의로 배열하여 합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 누구도 그렇게 책을 만들 수는 없다. 예를들면 좀 무거운 원자들은 무려 초신성 폭발 정도를 일으켜야 생성된다(그래서 연금술이 허위인 것이 금 원자를 인공으로 만들어내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손쉽게 원자를 조합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일까?

 

 먼저 지식을 일단 만들어 내고, 나무를 가져와 종이로 만들어야 한다. 색을 입히고, 사진이라도 넣으려면 또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인쇄를 하기 위해서 또 한단계 거치고, 그렇게 만든 것을 포장해서 배달하고 하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이 책이라는 녀석이 내게 들어온다. 그러면 이 책은 자연 법칙에 따라서 그대로 우리에게 그간 누적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여기서의 정보란 바뀐 이렇게 분자들의 배치 상태 전체를 아우르는 좀 포괄적인 의미이다)

 

 이렇게 비로소 책을 접수하면, 책을 펼쳐본다. 그러면 빛이 닿아(광자) 일관되게 흡수 반사하여 종이에 있는 정보가 인간의 눈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한치 오차도 없이 자연 법칙에 따라 이 일들이 벌어진다. 적절한 불빛아래에서의 책이라는 것은, 무기력하게 그 자연의 법칙에 복종하며 그 담고있는 전체 정보를 펼친 사람에게 전달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책을 만드는 활동들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분업화되어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작가와 종이 제작자와 인쇄업자와 유통업자와 심지어 주문은 인터넷으로 하게 되는데 수많은 과정과 사람들이 관여된다.

 

 그리고 이 정보의 진화라는 책의 작가는, 책의 제작과정을 각 단계에서의 정보의 누적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앞서 전개했던 정보 이론과는 또 다르지만, 어떤 정보가 어떻게 생겨나서 결합되느냐에 따라 인간 사회에 책의 등장이 해석된다.

 

 이러한 "정보"들은 시간을 두고 다양한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변화하고 축적되어 나타난다. 17세기 사람이 발명한 책 바인딩 기법이 그 과정에서 전달되기도 하고, 중국의 종이만드는 방법이 또 전달되어 녹아들게 된다.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것들은 이렇게 정보(노하우)들이 변화 축적되면서 만들어지므로 , 이러한 것을 생산하는 과정이 반영되는 경제를 기존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말고 이런 정보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좀 신선한 관점이다 싶었다. 이렇게 정보로 경제와 생산을 바라보면 더 추상적으로 미래를 예감해볼 수 있다. 엔트로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수만년의 경제 발전 과정을 수학적으로 추적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책에서는 복잡계나 엔트로피 관련으로 유명한 프리고진(Ilya Prigogine, 벨기에 화학자, 1917~2003) 의 증명들이 소개되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이 "정상상태에 놓인 비평형계에서는 엔트로피 생산량이 최소화된다"라는 것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비평형계는 질서를 자발적으로 생성하여 정보훼손이 가장 적은 정상 상태로 자기 조직화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말은 어려운데, 이를테면 태양에너지를 공급받아 일정 수준의 안정한 체계를 이루고 있는 지구에서는 이렇게 정보들이 생산되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리고진의 이론까지 끌어다 쓰면 책의 등장은 필연일 수도 있겠고 우리 경제 발전도 그럴 수 있겠다. 엔트로피, 정보이론, 열역학, 복잡계, .. 이야기들이 위 논리 하에 서로 왔다갔다 하도록 할 수 있다.

 

여하튼 정보 이론을 더듬어 가면서 좀 재미있는 내용이라 짧게 소개해본다.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정보이론2020. 1. 1. 22:31

클로드 섀넌(Claude Elwood Shannon, 1916년~2001년)은 1948년에 미국의 통신회사 벨 연구소 근무 시절에 통신의 수학적 이론(A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이라는 논문을 "벨시스템 기술 저널"이라는 사내 저널에 출판하게 되는데 이 이론이 일약 정보를 수학적으로 다루는 시초가 되는 논문으로 인정받게 된다.

 

그는 이때 앨런 튜링이나 폰 노이만 등과도 논의하면서 이 정보량을 엔트로피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폰 노이만 제안)고 설명되어 있는데, 이를 둘러싼 자세한 이야기는 제임스 글릭의 책 인포메이션에 조금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35243316

 

인포메이션 INFORMATION

정보, 통신, 수학, 암호, 언어, 심리, 철학, 유전, 진화, 컴퓨터, 양자역학, 구글, 스마트폰까지클로드 섀넌, 앨런 튜링, 비트겐슈타인, 리처드 도킨스 등 다채로운 인물들,“정보의 역사와 이론 그리고 정보 혁명의 함의까지 소개하는 야심 찬 책”인터넷과 SNS, 메신저 등의 발달로 자신의 생각, 의견, 감정 등을 다른 사람들에...

www.yes24.com

이후 사람들이 이 이론에 대해 했던 열광에 비교해서는(결론의 함의하는 바가 매우 컸기 때문에), 사실 수학자였던 섀넌이 했던 고민은 단순했다. 그것은 통신회사가 어떤 정보를 전달할때 얼마의 과금을 해야하느냐에 대한 순수한 수학적인 정의다.

 

 예를 들면 아래 두가지 정보 전송에 대한 과금은 어떻게 해야할까?

 

 A: 00000.............................................0 (1억개의 0)

 B: 100100111010111...01011011 (random으로 나열된 1과 0의 조합 100개)

 

단순히 길이로 따지면 앞에 A가 더 길지만 가만히 보면 압축을 할 수가 있다. A는 0을 1억개 보내기보다는 0의 개수가 1억개라는 사실을 전달하면 불필요하게 많이 보낼 필요가 없다. 다만 B같은 경우는 완전한 random이라고 치면 압축을 할 수가 없이 그대로 보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압축을 잘하면 B가 정보량이 훨씬 많다. 돈을 더내야 한다. 그러면 얼마나 내야하는가?

 

섀넌의 공식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준다. 바로 어떤 정보를 보낼때 필요한 비트수가 얼마냐?로 귀결시킨다.

(보내야할 정보의 카테고리와 각 카테고리의 출현 확률이 주어지는 경우를 가정한다)

 

정보량을 의미하는 섀넌의 엔트로피는 아래와 같이 나타난다. 어떤 많은 정보들이 각기 출현 확률이 P(x)일때 각 값들을 전송하는데 필요한 비트는 아래의 공식으로 나타내게 된다.

 

H(P)=H(x)=P(x)logP(x)  (log는 밑이 2)

 

사실 이 공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log와 확률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수학적인 전개가 익숙하지 않은 엔지니어 분들은 따라가기가 조금 까다롭다(Google 검색엔진 등 에 섀넌의 정보이론을 검색하면 몇가지 수학적 전개에 대한 문건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전달하고자하는 데이터의 패턴을 보고 가장 효율적으로 압축했을때의 bit수라고 말할 수 있다(정보량, log가 밑이 2일때)

 

이를테면 내가 전송하고자하는 값이 2가지 카테고리(예를 들어 A와 B의 두가지 경우라면 2가지 카테고리 ) 밖에 없다고 하고 그 둘이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해보자. 그러면 1bit의 크기이면 그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즉 사전에 양측이 약속해놓고, 보낼때는 0과 1 둘 중의 하나로 전송하면 된다. A,B가 실제로 얼마나 길고 어떤 형태이든, 상기 정보는 그렇게 압축될 수 있다. 0과 1로 압축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의 실제 정보가 나타나는 상황은 위의 상황보다는 더 복잡하다.

 

A,B,C,D,E,F,G,H라는 8가지 분류의 값 데이터를 전달하는데 각기 그 문건상에 등장 확률이 30%,20%,10%,10%,10%,10%,5%,5% 이라고 해보자. 무손실 압축 방법 중에 허프만 코딩이라는 방식 혹시 기억나는가? 해당 방식과 같다.

 

그렇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A에 가장 짧은 길이를 할당하고 빈도수가 작을수록 더 긴 길이를 할당하는 압축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렇게 일종의 허프만 코딩 방식으로 압축했을때 필요한 bit수가 나오는게 바로 이 섀넌의 공식이다. 실제 위에 명기한 공식에 따라 구해보면

 

H(P) = H(x) = -P(x)logP(x)

= -(0.3log0.3 + 0.2log0.2 + 0.1log0.1 + 0.1log0.1 + 0.1log0.1 + 0.1log0.1 + 0.05log0.05 + 0.05log0.05)

= -(0.3 * -1.7369.. + 0.2 * -2.3219.. + 0.1 * -3.3219.. + 0.1 * -3.3219 + 0.1 * -3.3219 + 0.1 * -3.3219+0.05*-4.3219...+0.05*-4.3219)

= -( -0.52107.. + -0.46438.. + -0.3322.. + -0.3322.. + -0.3322.. + -0.3322.. + -0.2161.. + -0.2161..) 

= -(-2.74645) = 2.74645...

 

가 되서 2.7bit 즉 3bit 조금 안되게 있으면 위 패턴의 정보들은 압축해서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리해서 이야기하자면 "어떤 데이터를 출현 빈도수 패턴에 맞게 가장 효율적으로 압축했을때 필요한 전송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앞서 언급된 대로 A,B가 각각 50%로 등장한다고 똑같이 계산해보면 금방 H(P)는 1값을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P) = H(x) = -P(x)logP(x)

= -(0.5log0.5 + 0.5log0.5 + 0log0 + ....)

= -(0.5 * -1 + 0.5 * -1)

= 1

 

만약에 출현빈도가 모두 동등한 n개 분류의 데이터는 어떨까(n개가 각각 1/n의 확률로 등장하는) 전혀 압축이 불가능하므로 아래와 같이 log n이 된다.

 

H(P) = H(x) = -P(x)logP(x)

= - n * (1/n * log 1/n)

= - log1/n = 1 (log1 - logn)

= log n

 

4개 보내려면 2bit 필요하다. (00,01,10,11 4개 딱 맞다)

 

위 섀넌 공식의 유도 과정은 수학자의 그것이지만 결론은 딱 확률을 고려한 압축 가능 정도의 개념이다.

 

 그러면 이제, 아 저런걸 뭐 수식으로 저렇게 잘 정리했구나. 단순하네? 할 수 있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전화기가 처음 도입되고 데이터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라, 이런 '정보'라는 개념을 수식으로 접근할 수가 없었던 시절에는 아주 큰 정량적 기준을 제시하게 된 셈이다. 정보라는 것이 처음으로 "그 보내고 싶은 값과 각 값의 출현 확률"을 가지고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게 알면 단순하지만 처음 만드는 사람은 큰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행위다.

 

 그러면 이 이론은 어디에 응용이 될 수 있을까? 수도 없이 인용되었지만, 여기서는 바로 양자역학의 본질이 정보라고 주장한 존 아치볼드 휠러 교수의 "it from bit"에서 시작할 수 있다. 양자 정보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분야들은 최근에 더욱더 다양한 분야에서 고려되고 있다. 블랙홀에서 입자를 빨아들이면 과연 정보는 소멸하는가? 에너지와 질량이 등가인 것처럼 이 정보와 에너지가 등가일 수는 있는 것인가? 맥스웰의 도깨비에서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되는 도깨비가 다루고 있는 정보는 과연 무엇인가? 정보가 세상 물질들을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라고 질문될때 정의하기 어려운 이 수학적인 '정보'를 섀논이 명쾌하고 수학적으로 한번 정의해준것이다.

 

결국 허프만 코딩도 섀넌의 정보이론에서 그대로 파생된다. 맨 아래 비트의 0을 가장 높은 확률의 패턴에 그리고 그 다음 10, 00을 통해  그것도 안되면 100, 000에 계속 사다리식으로 필요한 비트 수를 늘려가면서 배정하는 것이 그대로 닮았다. 

 

이 좀 설명도 어렵다 싶은 분께는 아래 짧은 영상을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2s3aJfRr9gE

마지막으로 섀넌의 정보량을 엔트로피라고 부르는데, 앞서 밝혔듯이 폰 노이만의 제안으로 이렇게 불렀다는 말이 있다.

 

 엔트로피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물리학사의 비운의 인물 중 하나인 루드비히 에두아르트 볼츠만(Ludwig Eduard Boltzmann/독일어)이 갑자기 이 이야기에 등장하게 되는데, 그의 묘비에는 엔트 S = k log W라는 엔트로피 공식이 적혀져 있다고 한다. 엇 이거 많이 보던것 아닌가?

 

 맞다 위 P(x)logP(x) 와 비슷해보인다? 엔트로피도 log와 확률이 어울러져 있는데, 둘은 유사 특성이 있다. 이 얽힌 이야기들은 일단 책 인포메이션에 먼저 맡기고, 나중에 다시 이어가보자.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컴퓨터2019. 12. 1. 00:41

사실 양자 컴퓨터의 존재에 대해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데, 실질적인 양자 컴퓨터의 등장 여부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전에 진행했던(지금은 매년 시행이 중단되었지만) RSA 소수 분해 숙제가 풀렸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오래전에 중단되어 상금은 없어졌지만, 그 문제는 흔히 회자되는 양자 컴퓨터의 성능 경쟁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기사 쓰기 좋은 challenge라고 볼 수 있다. 분해해야할 큰 숫자는 공개되어 있지만, 실제 분해되어 곱해지는 소수값은 초기 그것을 만들었을때 파기해 버려 실제 정답은 아무도 모르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기대되는 기사 발표다.

 

https://en.wikipedia.org/wiki/RSA_Factoring_Challenge

 

RSA Factoring Challenge - Wikipedia

The RSA Factoring Challenge was a challenge put forward by RSA Laboratories on March 18, 1991 to encourage research into computational number theory and the practical difficulty of factoring large integers and cracking RSA keys used in cryptography. They p

en.wikipedia.org

 

양자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연산은 현재 피터 쇼어의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이 대표적이기 때문에 이를 통하는게 가장 좋은 것이다. 별도로 IBM은 자사의 양자 컴퓨터를 사용해 연산할 수 있는 클라우드 API를 제공하고 있지만(15 qubit) 아직까지 이를 통해 역시 위 RSA문제를 풀었다고 알려진 사례는 없으므로 유의미하게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D-Wave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optimization문제에 최적화된 양자 컴퓨터 같은 것들에게는 좀 유효하지 않을 수는 있다.(그녀석들은 쇼어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형태의 양자컴퓨터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https://developer.ibm.com/dwblog/2017/quantum-computing-api-sdk-david-lubensky/

 

Quantum computing gets an API and SDK - The developerWorks Blog

Explore quantum computing with our new API and SDK available for IBM's Quantum Experience. Use python scripts to access the power of quantum computing!

developer.ibm.com

혹시 실제 이 수가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있을것 같아 간단히 남겨둔다.

 

과연 아래 수를 수시간안에 소인수 분해할 수 있는 컴퓨터는 언제 등장할 수 있을까? (지금 일반 컴퓨터로는 아마 엄두도 나지 않는 계산일것이다)

 

RSA challenge :

 

RSA-1024 = 13506641086599522334960321627880596993888147560566702752448514385152651060485953383394028715057190944179820728216447155137368041970396419174304649658927425623934102086438320211037295872576235850964311056407350150818751067694629205563685529475213500852879416377328533906109750544334999811150056977236890927563

 

RSA-2048 = 25195908475657893494027183240048398571429282126204032027777137836043662020707595556264018525880784406918290641249515082189298559149176184502808489120072844992687392807287776735971418347270261896375014971824691165077613379859095700097330459748808428401797429100642458691817195118746121515172654632282216869987549182422433637259085141865462043576798423387184774447920739934236584823824281198163815010674810451660377306056201619676256133844143603833904414952634432190114657544454178424020924616515723350778707749817125772467962926386356373289912154831438167899885040445364023527381951378636564391212010397122822120720357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순수수학2019. 11. 30. 23:26

왜 정보엔지니어가 소수에 관심이 있을까?

 

소수는 수에서의 최소 단위 역할을 한다. 즉, 모든 수는 소수의 곱으로 유일하게 나타내어질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수는 소수에 의해 인코딩되고 디코딩되어 질 수 있다. 이것은 진법과 무관하고 수 자체의 바뀌지 않은 성질이다.

 

수학자들이 수학을 신봉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것이 순수학문으로서 우주를 기술할 수 있다는 사실과 그리고 마음껏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주를 능가한다는 사실이다. 명실공히 공학이건 학문이건 논리적인 정량적인 기술을 위해서는 수학은 피할 수가 없는데,

 

소수는 특히나 이 숫자의 원자같은 역할을 종종하게 된다.

 

그리고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큰 주제인 양자 컴퓨터의 제1 응용분야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소수분해를 고속화 한다는 점과도 상통된다. 또한 양자암호에서 다루는 암호의 가장 큰 경쟁자가 바로 이 소수분해를 활용한 RSA라는 점도 연결되어 있다.

 

이쯤에서 책을 한권 소개해보자(아래 링크의 판매자와는 무관하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2498234

 

소수의 음악

리만 가설은 전 세계의 선도적 수학자들을 홀리는 최대의 문제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보다 더 어렵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이 가설에 대한 증명은 수학적 우주 전체를 새롭게 그려 낼 주기율표가 될 것이다. 특히 상거래에서 이 가설은 엄청난 중요성을 갖는데, 은행업무와 전자상거래의 보안은 바로 소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수학의 성배 뒤에 숨은...

www.yes24.com

소수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인에게 가장 잘 설명하는 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소개만 시작하고 차근차근 이 책의 내용들을 중심으로 소수에 대해 알아보자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컴퓨터2019. 6. 4. 23:08

 지난 번에는 양자 컴퓨터라는 것이 사실은 이런 작은 입자를 이리 저리 관측하지 않으며(결잃음을 방지하며) 변화시키다가 마지막에 관측하여 확정시키는 기계라는 사실을 설명했다. (예컨데 기술이 허락하는 범위에 따라 여러개의 입자를 얽히게 만들고 위상을 바꾸고 원격전송하고 등 원하는 대로 그 변화과정을 일반 컴퓨터의 논리 게이트처럼 구성한 다음에 마지막에 관측하여 실제 값을 측정하면 된다. 그리고 결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사실 전자이건 광자이건 분자이건 양자 컴퓨터의 기본 큐빗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H/W 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 초저온이 아니라 상온을 이야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예를들면 어지간해서 관측당하지 않는 빛은 상온에서도 회절무늬를 생산하긴 한다.)

 

그런데 왜 이것이 고속계산을 가능하게 하는가?

 

 이에 대해 다양한 설명이 이루어지는데 TED 강의나 여러가지를 보면 모든 경우의 수를 한꺼번에 탐색한다던가 하는 설명을 한다. 이 설명은 일부는 맞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도 하는데, 왜냐하면 관측시 그 모든 탐색의 경우의 수에도 불구하고 관측 결과는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결 잃기전 중첩이 되어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관측하면 하나로 확정된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때 그 관측은 가장 높은 확률의 것이 나타나겠다. 매우 낮은 확률의 일은 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양자 컴퓨터의 가치가 존재한다.

 

 잠깐, 글만 난무하는 이 설명에 빛을 밝혀줄, 본인이 최근에 찾은 짧은 설명 영상을 보자 (영문, 4분부터 7분 30초까지)

https://www.youtube.com/watch?v=PzL-oXxNGVM

4:00~7:30 에 어떻게 입자를 관측해 계산을 하는지 설명이 나온다

 이는 전산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기억할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방법과 어떤 면에서 비슷하다. 어떤 복잡한 구조에서의 계산이 어려우면, 해당 구조를 만들어 놓고 실제 입력을 주었을때 여러번 반복해서 실제 분포를 알아내면 된다. 즉 실제로 몇번 돌려봐가면서 계산하기 어려운 문제의 답을 찾는 것이다.

 

 자 그러면 어떻게 구성을 해서 관측을 했을때 이 측정값으로 연산을 빠르게 할 수 있는가? 가장 유명한 알고리즘 두 개는 위 영상에서도 언급된 수학자 피터 쇼어의 알고리즘(Peter W. Shor, 1994)과 로브 그로버의 검색 알고리즘(Lov Kumar Grover, 1996)이다. 쇼어의 알고리즘은 큰 수를 소수로 곱으로 나누는데 응용될 수 있고, 그로버의 알고리즘은 정렬 안되어 있는 데이터를 찾는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여기에서 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워낙 전문분야이다보니 그 설명을 쉽게 해놓은 자료는 없다는 것이 변명이다.), 이렇게 간접 설명해 볼 수 있다.

 

 예컨데 검색 알고리즘을 예를 들어 보면, 어떤 입자의 구성에 의해서 관측을 해서 그 찾은 데이터를 실제 확인해보면 정답을 찾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사실은 이렇게 맨 처음 찾지는 못했을 테고, 곧바로 다음번 관측을 다시해서, 또다른 탐색 시도를 하면 된다. 즉 이런 관측이 이 데이터의 탐색을 확률적으로 높게 유도할 수만 있다고 해도, 이 검색은 하는 수 없이 해야하는, 처음부터 검색해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된다.

 

 그리고 만약에 이런 과정에서 계속 이 입자의 구성을 바꿔서 더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면, 계산을 좀더 가속화 할 수 있을것이다. (간단한 설명에서는 이렇게들 표현한다. 참고로 수학자인 쇼어는 양자 알고리즘 불모지인 상태에서 이 알고리즘 고안에 꼬박 1년이 걸렸는데, 본인의 정규 작업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딜가나 이런 잉여의 승리가 존재한다. 이분은 이렇게 양자컴퓨터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겼다.)

 

 아래가 쇼어의 알고리즘과 일반 컴퓨터의 d의 자리수를 소수로 분해하는 계산에 필요한 연산수 이다. 뒤로 갈수록 연산 절약은 어마어마하다. 그렇다 이 알고리즘은 어떤 연산을 함에 있어서 확률적으로 정답에 가깝게 무언가를 알려준다. 더럽게 운이 없으면 엄청 오래 걸리겠지만 확률적으로 더 먼저 찾는다. 자연이라는 엄청난 연산기를 해킹해서 특수 목적에 쓰는 모습이라고 상상해본다.

 

https://quantumexperience.ng.bluemix.net/proxy/tutorial/full-user-guide/004-Quantum_Algorithms/110-Shor%27s_algorithm.html 발췌

 그러면 아예 좀더 범용적인 알고리즘을 찾아보면 어떨까? 이런 특수한것말고 아예 근본적으로 모든 튜링 머신을 대체할만한 기적의 IBM PC 호환 양자 컴퓨터를!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범용적인 알고리즘은 아직 없다. 분야별로 양자 역학 현상을 이용해 연산을 빠르게 하는 방법을 많은 이들이 찾고 있으나 아직은 좀 시간이 걸리는 형상이다.

 

 최근에 뉴스에서 IBM에서 5 qubits의 양자 컴퓨터 연산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위 처럼 몇가지 구성을 해서 관측 값을 얻을 수 있는 API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겠다. 다르게 말하면,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이 큐빗의 관측 값을 가지고 계산을 고속화 할지는 내 몫인 셈이다. 만약에 양자 컴퓨터가 더 기술적으로 보편화되면 이러한 코딩에 대한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가 올지 모르겠다. 고전컴퓨터에서 양자 컴퓨터를 호출해 지속 상호작용하면서 무언가 빠른 답을 내는 형태의 알고리즘을 분야별로 구현하는 작업이 필요하니까.

 

 

 이제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그러면 지금 양자 컴퓨터는 존재하는가? 미국 NSA가 이미 만들어놓고 숨기고 있는 것인가?

 

 맨 먼저 앞서 언급했던 결 잃음(decoherence) 방지의 어려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양자컴퓨터의 qubit과 연계한 입자는 우주의 어떤 것과도 상호작용하면 결을 잃게 된다. 따라서 절대 0도에 가까운 온도에, 광자도 없는 어둠 속에 격리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또 그러다가 필요할때는 관측해서 전송해야 한다. 이 말은, 무언가 열을 가진 장비가 옆에 필요하다는 말이다. 끊임없이 주변과 통신하면서 결을 잃지 말아야하는 이런 특성 때문에, 실제 시작후 작동 가능 시간은 매우 순간적(0.0001초?) 이라고 한다. 차갑게 식히고 뭔가 시작해서 관측하면 아마 다시 온도를 내려야 하는 형태일것 같다.

 

 만약에 이렇게 성공해서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각각의 입자 수가 50 qubits이 되면 기존 고전 컴퓨터로 거의 계산 불가능한 것들을 달성하기 시작하는데, 불행히도 지금은 이 한 qubit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정하기 위해서 실제로는 수많은 qubit이 필요하다고 한다(에러 보정용). 많은 회사들이 투자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격리하고(광자를 이용하거나 전자를 이용하거나 또다른 무언가를 사용하는) 개선하고 있지만 아직은 없는 것도 있게 보이게 하는 마케팅의 힘이 더 우세한 모양새이다.

 

 이 즈음에서 구글에서 최근 배포한 영상을 보자. 후반부에는 양자 컴퓨터의 실물을 자세히 구경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21vRCC0RM

07:30초 부터 구글의 양자 컴퓨터를 구경해볼수 있다

언급된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으로 보는 이들은 1988년도 국내 슈퍼컴퓨터의 성능(크레이-2S : 2 GFlops) 이 현재 애플 워치(3 GFlops)만도 못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어한다. GTX 1050 Ti 그래픽 카드의 연산능력은 2,100 GFlops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후에 양자 컴퓨터에 기술적으로 어떤 아이디어들이 보태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최근에 자주 인용되는 양자 컴퓨터인 D-wave는 optimization에 특화된(global minumum을 찾는) 양자 컴퓨터로 양자와 관련된 현상을 이용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술되는 양자 연산 알고리즘(예컨데 쇼어 알고리즘)을 구현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온전히 사용하는 qubit이 몇개인 것인지, 그리고 어떠한 곳에 응용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인지를 잘 구별해야만, 앞으로 나올 양자 컴퓨터에 대한 기사들의 옥석을 가려낼 수 있다. 당장은 200 qubits정도의 쇼어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일단 과거의 공인인증서들은 차례차례 뚫리는 상황이니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그런데 그 200 qubits이 실제로는 거의 다 에러를 보정하기위한 qubits이면 역시 난감해지겠다)

 

 아직까지는 양자 컴퓨터는 희망과 냉소가 난무하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냉소를 따라가다보면 양자 컴퓨터는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이론가들도 꽤 있다(결 잃음 관리가 어렵다는 얘기겠다). 따라서 당장 수년은 좀더 두고봐야한다. 얼마동안은 그것은 특수 냉각장치와 함께하는 커다란 것일 소지가 높고 대부분 기업들을 위한 것일테고 상용화되어도 팔러 오기 보다는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되게 된다.

 

 또한 많은 일반인 들이 오해하듯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PC를 대치하여 특수한 OS를 설치해 집에 놓아야 하는 존재는 더 당분간 아니겠다.

 

여기까지 보았다면 마지막으로 아래 비디오로 검증해보자. (영문) 

https://www.youtube.com/watch?v=JhHMJCUmq28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컴퓨터2019. 6. 4. 00:19

 드디어 양자 컴퓨터 설명을 시작한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앞서의 모든 글들을 읽어 보기를 권고한다. 양자 중첩이나, 얽힘, 파동함수의 붕괴 등을 알지 못하면, 역시 피상적으로 양자 컴퓨터를 이해하게 되고 오해하기 쉬워진다.

 

 

 양자역학이 일반 고전물리학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엔지니어에게 양자 컴퓨터만큼 다양한 오해를 갖는 개념도 드문것 같다. 대부분 엄청나게 빠른 인텔 호환 컴퓨터(?)를 상상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양자역학 현상을 이용해 매우 특수한 계산을 빠르게 하는 장치이고, 가정용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 쓰게 되더라도 아마 특수한 곳(특수 냉각기가 설치된 데이터 센터)에 설치되어 온라인으로 사용하게 될 소지가 크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오히려 나서는 이유다.

 

 우전 양자 컴퓨터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고전의 컴퓨터라는 것을 설명해보자. 컴퓨터(소위 튜링 머신)의 본질에 접근해보면, 그것은 어떤 입력을 받아 변형하여 어떤 출력을 내는 장치이며 그 안에는 저장장치를 같이 가지고 있다.

 

 01010110...의 일련의 신호를 받아서 그 신호를 원하는 대로 바꿔서 보여준다. 이 바꿈을 유도하는 것이 바로 프로그램이다. 현대의 컴퓨터는 이러한 '계산'을 위해서 전기 신호의 높낮이(0V, 5V)로 0과 1을 표현하고, 논리 소자를 통해 이를 변형한다. 즉 핵심에는 전기(전자의 흐름)가 있고, 트랜지스터의 조합을 통해 특정 입력을 특정 출력으로 바꾼다. 그리고 이것을 일련의 소프트웨어로 가능하게 하여 프로그래밍을 교체하면, 그 연산 특성을 바꿀 수 있는게 바로 컴퓨터다. 그렇다. 간단히 설명하면 그게 전부다. 어떤 입력이 있고, 내가 유도한 어떤 변화과정이 있어서, 그 흐름을 타고 출력 신호가 나온다.

 

 이러한 구조의 근원은 아래와 같은 기본적인 변환을 하는 논리 소자를 다수로 배치하여 구성할 수가 있다는 점이고, 실제로 이 논리 소자는 트랜지스터를 반복 사용하여 특정 전기가 들어갔을때 특정 출력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현대의 컴퓨터는 전기라는 자연 현상을 사용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는 어떨까? 양자는 위의 0과 1인 bit에 대비해 qubit을 가진다고 상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qubit의 신기한 점은 일단 생성되면, 관측되기 전에는 확률로만 존재하는 녀석이다. 물론 관측되지 않을때까지만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가지 방식이 있긴 하지만, 결잃음이 발생하지 않게 극도로 냉각시키고 격리시킨다.

 

 이것을 아래 그림처럼 많이 표기한다. 

 

https://itif.org/publications/2018/09/20/itif-technology-explainer-what-quantum-computing 인용

 

 Bit는 명시적으로 0과 1로 처리되는데 반하여(전기의 흐름/미흐름) 이 Qubit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양자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고 미확정 상태이더라도, 그 상태에 변화를 가할 수는 있다. 예를들면 전자의 스핀을 바꾸거나, 편광의 상태를 바꾼다. 이것은 위의 고전 컴퓨터에서의 논리소자 처럼 무언가 현재 상태를 가공할 수는 있게 만든다. 상태는 몰라도 바꿔주기만 하면 논리 소자처럼 변형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과정을 거치게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이런 변환 외에도 얽힘을 통해 여러개의 양자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어떤 결과물을 내도록 할 수 있다. 그것도 단 한번의 연산으로 그 모든 양자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를 볼 수 있다. 이것을 고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양자 컴퓨터가 빠를 수 있다. 1 cycle로 엄청난 양의 계산이 가능한 셈이다.

https://xaviergeerinck.com/quantum-an-introduction 인용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전체적으로 비교해보면 아래의 그림과 같다. 맨 하단의 입력(INPUT)이 올라와서 출력(OUTPUT)으로 가는 동안 고전 컴퓨터는 논리 소자(Gates)로 정해진 입력을 변환하는데, 양자 컴퓨터는 양자 상태에서 출발해서 양자 상태를 변형(스핀 변형 등)하고 맨 마지막에는 '관측'한다.

 

http://qoqms.phys.strath.ac.uk/research_qc.html 인용

 

관측이라니? 왜 단순 출력이 아니고 관측인가? 대체 이것이 다 무엇인가?

 

 초기에 양자 컴퓨터가 제안되었던 것은, 양자 상태의 시뮬레이션을 위한 것이었다(지금도 양자 컴퓨터의 직접 응용분야 중 하나로 꼽히며 양자 컴퓨터의 선구자격인 리차드 파인만의 고안 목적이다.). 몇가지 입자의 조합된 행동들을 시뮬레이션 해야하는데, 입자A의 상태가 다양하고 그리고 입자B의 상태가 역시 다양한데, 다수의 입자의 상태 조합이 천문학적으로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상태들이 연결되게 되면, 다양한 입자들이 연속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연산을 필요로 하며, 고전 컴퓨터로는 제대로된 시뮬레이션을 하기 어렵게 된다. 이 경우에는 흔히들 대개 근사치를 쓰게 마련인데, 얽힌 양자가 많아지면, 이 근사치로 계산한값과 실제가 터무니없게 차이가 난다고 한다.

 

 즉 양자를 직접 탐구하기 위해서는 실제 양자 현상을 반영하는 시뮬레이션을 행할 수 있는 위의 장치가 필요한 것이고 이를 양자 컴퓨터라고 불렀다는 의미다.

 

 이렇게 일련의 입자들의 복합한 변환들을, 상기 양자 컴퓨터가 구성하여 최종 관측해서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여기서 이해하고 넘어가자. 다만 언급했듯이 이 과정에서 앞서 양자역학에서 논의되던 결 잃음을 주의해야 한다. 결 잃음은 qubit의 상태를 확률붕괴시킨다. 더이상 확률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양자 회로(?)를 거치는 동안에는 결잃음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최종 우리가 관측될때까지 확률붕괴 되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의도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결 잃음에 대한 앞서 글에서의 실험을 상기해본다면, 그 조건이라는 것이 절대온도에 가까운 온도를 우선 의미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어가 쉽지 않을것이라는 것은 이제 가늠해 볼 수 있겠다. (결을 잃지 않기 위해서 이 중간 연산 과정에서 전 우주가 관측하지 못하도록 유지 해야한다.)

 

 다음시간에는 이 양자 시뮬레이터가 관측이라는 것을 통해 어떻게 고전 컴퓨터가 해내지 못하는 빠른 연산을 일부 가능하게 하는지 살펴보자.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컴퓨터2019. 6. 3. 00:37

양자 원격 전송(Quantum Teleportation)은 실험실에서는 성공되었다고 발표되었으나 아직 응용화에서는 시간이 소요되는 기술이다. 그리고 이 양자 원격전송의 독특한 점은 양자 얽힘(entanglement)을 이용하다보니 광속을 넘어서는 특성이 있어서 마치 순간 이동으로 오해 받는다는 점이 있다.

 

그나마 이 양자 원격전송 기술을 짧게 설명해주는 영상은 아래의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WrBURp-IoWI (9분 40초 부터)

핵심은 얽힌 두 입자를 원거리로 이동시킨 후에, 또다른 입자의 양자 상태를 다른 그 얽힌 두 입자를 통해 다른 한쪽으로 전송한다는 이 말(결국 하나의 입자 양자 상태를 원거리의 다른 양자 상태로 이동하게 된다)인데, 이게 어렵다.

 

 첫번째로 양자는 불확정성의 원리로 원래는 동일한 상태로 복제할 수가 없다. 관측 자체가 원본을 훼손 즉 상태를 바꾸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에서는 복제가 아니라 전송이다. 전송을 하면 원래 입자의 양자 상태가 다른 입자로 전송된다. 즉 원래 입자는 더이상 과거의 그 입자가 아니게 된다. 말 그대로 기존의 것을 보존하지 않는 '전송'이다(원본이 사라지는 전송이다)

 

 두번째로 이 전송이 광속을 초과해 발생한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실제 정보의 이동인 것은 아니다. 정보로서의 이동이라는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몇가지 한쪽에서 측정한 정보가 원거리로 전송(?)되어야 한다. 이 전송은 광속을 초과할 수 없어서 결국은 광속을 넘은 정보 전달은 불가능하다.

 

즉 이 실험의 의의는 원래 복제가 되지 않은 양자를, 전송이라는 형태로 원거리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크다.

 

이 기술은 따라서 사실은 사물을 원격으로 전송하는 스타트렉의 응용과는 거리가 좀 있다. 아마도 양자 컴퓨터에서 필요시 양자를 전송하여 계산 능력을 개선하는데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나 조심해야 할 것은 이 기술이 마치 광속을 넘어서는 정보 전송을 위한 방법처럼 해석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아래 기사는 좀 사람을 헷갈리게 만든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4/2017071401863.html 

 

[IF] 아인슈타인도 "귀신 같은 현상"이라던 양자통신, 현실이 되다

지난달 16일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 '묵자(墨子)'호를 이용해 1203㎞ 떨어진 두 지상 관측소인 '더링하'와 '리장'에서 양자 정보..

biz.chosun.com

실험 내용은 장거리 상에서의 상기 양자 원격 전송을 성공했다는 의미인데, 기사 내용은 온통 매우 빠른 정보 전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안톤 차일링거 교수까지 인용했지만, 광케이블을 사용하지 않고 위성으로 성공한 부분이 기존과 다르기는 하나, 그것이 광속을 넘어선 정보 전달에 사용된다는 의미는 아니겠다. 양자 전송의 가장 기이한 점은 양자 상태가 털끝하나 변형없이 그대로 원거리의 양자로 전송된다(손실없이)는 점이다.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컴퓨터2019. 6. 2. 23:58

양자 정보 통신 기술 중에 상용화 수준에 더 가깝고, 이론적으로 잘 정리된 부분이 이 양자 암호 통신이다. 양자 컴퓨터 처럼 아직도 멀었다고 평가되지는 않으면서도 당장에도 쓸모가 있어 보이는 것이고, 실험실에서는 물론 성공했고, 실제 산업에 사용될만큼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무성하다.

 

이 양자 암호 통신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알고리즘이 바로 BB84 (Bennett & Brassard가 84년도에 고안, IBM, 처음에는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화폐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이다.

 

양자 암호 통신에 관한 가장 양질의 설명은 앞서 추천한 책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의 "양자 암호의 세계" 편이다 (이해웅 교수님, p.298~p.318). BB84는 통신을 하는 두 주체가 광자의 편광을 가지고 전송과 측정 및 확인을 하면서 이론적으로 안전한 통신을 하게 해준다.

벨 부등식에 대한 실험에 익숙하면 좀더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의 p.315 페이지의 요약을 그대로 발췌해보자. 느낌만 알아보자

 

1) 키 전송 : 앨리스(Alice)가 H,V,D,A 네 상태에서 무작위로 선택해서 단일 광자를 보냅니다

2) 키 측정 : 밥(Bob)이 앨리스가 보낸 광자들을 받아서 측정을 하는데, 투과축을 H나 D중에서 무작위로 선정합니다

3) 기저 알림 : 각 광자들에 대해서 측정 기저가 맞는지를 앨리스와 밥이 서로 확인해서 맞는 광자들만의 숫자를 보관합니다. 즉 앨리스는 H,V의 기저인지 또는 D,A의 기저인지를 알리고, 밥은 자신이 올바른 기저에서 측정한 광자들이 어떤 광자들인지를 알립니다. 앨리스와 밥은 앨리스가 보낸 기저와 밥치 측정시 사용한 기저가 같은 광자들(대략 전체 광자의 반 정도)만을 보관합니다.

4) 도청 테스트 : 측정 기저가 맞는 광자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해서 편광 상태가 맞는지를 앨리스와 밥이 서로 검사합니다. 다 맞으면 도청이 안된 것이지만 그것은 이상적일 떄이고 오차 비율이 실험이 허용하는 정도보다 작으면 도청이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 과정으로 갑니다. 도청 테스트를 통과하면 앨리스에게 밥으로 키가 안전하게 전달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5) 정보 조정과 비밀 증폭: 마지막으로 거치는 과정인데 실험 오차를 보정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도청 테스트에서 사용된 광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광자들에 정보 보정과 비밀 증폭을 수행해 최종적으로 사용할 키를 만듭니다.

 

 

 이 BB84 알고리즘은 양자가 관측되면 확정되고, 다시 측정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현상을 역 이용했다고 보면 된다. 양자는 원본을 유지한체 복사할 수가 없다는게 가장 직관적인 설명이다. 이 복사를 통한 달라짐이 잘 검출되도록 적절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통신하면, 이론적으로 도청여부를 늘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안전한 통신 방법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방법과 현재 공인인증서의 핵심 체계인 RSA 암호 체계(공개키 암호화 방식)를 비교해보면, 매력은 곧바로 드러난다. RSA는 큰 수의 소인수 분해가 장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공개키를 가지고 비밀키를 알아내기 어렵게 되어 있는데, 사실은 이 암호화 방식은 시간이 한참 지나면 결국 풀린다. 이를테면 공개키/비밀키를 통한 통화 내용을 기록해 놓고 미래에 엄청난 컴퓨터로 그 내용을 분석해보면 뚫릴 수 있다. 즉 언제고 엄청난 컴퓨팅 파워가 나타나면 뚫리는 형태이다.

 

 그런데 양자 암호 통신은 그런게 없다. 이 말도 안되는 기이한 양자 역학적 현상을 이용해(관측시 파동 함수 붕괴) 완전히 안전함을 보증할 수 있다(정확히는 도청했을때 감지가 가능하다. 그 결과를 버리면 된다). 공개키/비밀키는 사실은 도청때문에 생겨난 녀석인데, 도청이 없으면 기존의 대칭키(키를 가지고 암호화 복호화 하면 된다)만 가지고 간단히 암호화하면 끝이된다.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도청걱정없는 완전히 안전한 통신 방법이라니! 그것도 암호화키를 잠깐 주고받을때만 도청을 피하면 된다. 2차대전때 에니그마 암호 해석이 독일의 패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모든 군대를 비롯해서, 이 세상 모든 범죄자와 기관들도 갖고 싶어하는 암호화 방법일 테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RSA의 근간이 되는 큰 수의 소인수 분해에 대해 양자 컴퓨터로 상당히 빠른 시간안에 가능하다는 쇼어의 알고리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RSA는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 된다면(아직은 요원해 보이지만) 곧바로 뚫리게 되고, 양자 난수와 양자 암호화 통신으로 통신하면 안전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게 된다.

 

 현실적으로는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 시기는 많은 이들이 빨라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나 여전히 그것이 십수년안에 가능할지는 논쟁 중이고, 아직 RSA 암호화 알고리즘을 격파할 엄청난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이 양자 암호화 통신의 기술 가성비는 떨어진다. 왜냐하면 이 양자 암호 통신은 단일 광자를 다뤄야 하는 힘든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꽤 많이 풀어나갔다고 알려져 있더라도)

 

 참고로 RSA든 양자 암호화 통신이든 대부분 암호화 키 정도를 주고 받지 전체 통신을 이것으로 암호화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양자암호화 통신은 QKD(양자 키 분배)라고도 불린다.

 

 그러면 시장에서는 어떨까? SKT는 양자 관련 기술에 오래전부터 투자를 해오고 있는데 아래 관련 뉴스이다.

 (아래 기사 소개는 순전히 개인적인 관점이고 회사에 대한 이해 관계는 없다. 국내 회사가 미래 기술에 관심갖는 것은 개인적으로 대환영이며, 기사로는 상황을 간접 예측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긴 한다.)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0/2018111001965.html

 

‘8년 뚝심’ SKT 양자암호통신, 납품 실적은 ‘0’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8년째 갈고 닦는 중이지만 실속이 없다. 국내 양자암호통신 인증절차가 없어 자체 개발한 장비를 어디에도 납품하지..

it.chosun.com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9/03/161588/

 

SK텔레콤 "5G 시대, 양자암호 보안기술로 해킹·복제 원천봉쇄" - 매일경제

SK텔레콤은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해킹 방지 기술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서울 삼화빌딩에서 기자가담회를 열고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에 IDQ의 양자키분배(Q

www.mk.co.kr

 기사를 보면 양자암호 관련한 장비를 실제 아직 외부 판매하고 있지는 않고, 내부적으로 특정 구간에 해당 장비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자 암호 통신에서는 단일 광자를 통한 안정적인 송출 및 검출이 필수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검증이 진행되어야 할것으로 보인다(이 난감한 기술을 이해하고 있는 공인 기관의 누군가가 해야하는 문제가 있겠지만). 이 단일 광자를 처리하는 기술이 안정화되고 가성비까지 확보된다면, 일단 광으로 통신하는 구간에서는 양자 암호 통신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다만 무선 영역(위성으로 뭔가 시도는 하고 있는것 같지만 여하튼)이나 가정에서(장비 구매 이슈) 등은 아직은 좀 난감하겠다. 상용화는 기관과 기관끼리 광통신망 상에서 우선 진행된다고 보는게 합리적이겠다.

 

 또한 양자컴퓨터의 기존 RSA 비대칭 암호화에 대한 방어로 양자내성암호라는 방법론도 존재한다. 양자암호통신이 하드웨어 상으로 구현하기가 현대 기술로는 매우 난해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매우 싼가격으로 기존 암호화를 변형하여 다시한번 당분간은 풀 수 없게 만드는 기술이 더 검증하기도 쉽고(오히려 해당 이론과 코딩으로 잘 구현되었는지만 검증하면 되니까, 양자암호 통신 장비의 보편적인 검증법을 알아내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 경제적일 수 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0/2020061000756.html

 

LG유플러스, 세계 최초 광통신장비에 새로운 양자암호기술 적용

LG유플러스는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PQC: Post Quantum Cryptography) 기술을 개발해 고객..

biz.chosun.com

 

 여하튼 양자암호통신의 시장성에 대해서는 상황을 좀더 볼 필요가 있다.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컴퓨터2019. 5. 22. 01:00

본격적으로 양자 컴퓨터 등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책을 한권 추천해야되겠다. 그리고 오늘은 난수 발생기를 보자.

 

이 책에는 제일 마지막 편에 이해웅 교수님의 양자 정보 기술에 대한 일반인 강의가 나오는데, 국내에 연관 설명 중에 가장 쉬웠던 것 같다. 관련해서 조금더 상세히 공부해보겠다고 하시면 주저없이 처음 시작할 책으로 추천한다. 이곳의 많은 설명이 여기의 설명과 일치할것이라고 생각한다(영향을 많이 받았으니)

 

http://www.yes24.com/Product/Goods/8731893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KAIST가 자랑하는 최고의 석학들이 펼치는물리학, 생물학, 네트워크 과학의 황홀한 크로스오버KAIST 교수들의 탁월한 강연을 일반 대중들과 함께 나누고자 만든 「KAIST 명강」시리즈 첫번째 주제는 정보. 한국 과학 기술의 요람 KAIST를 대표하는 석학들의 강연을 한데 엮은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21세기를 좌우할 ...

www.yes24.com

자 다시 난수로 돌아가보자. 난수(random)에 대해서 고민해봤다면 상당히 깊은 수준의 구현을 한 분들이겠다. 난수에 대한 폰 노이만의 글을 소개하면 "임의의 숫자들을 낳는 산술적 방법을 고찰하는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당연히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즉 사람이 만드는 난수는 모두 유사 난수(pseudo random number)이다. 애초에 순수한 랜덤이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방식을 알고 똑같은 조건만 갖추면 유추가 가능해버린다.

 

 또한 완벽한 난수는, 무한히 많이 반복하면 이 세상의 모든 패턴이 고른 확률로 나와야 한다. 기억하는 설명 중 하나는, 알파벳을 나열하는 완벽한 난수는 결국 '무한히' 반복하는 와중에 셰익스피어 소설도 나와야한다. 절대 나오지 않으면 완벽한 난수가 아니다.

 

 그러면 왜 양자와 난수가 연관되어 있을까?

 

 정답은 그냥 양자를 측정하면 그 자체가 난수 생성과 같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자연을 해킹해서 얻은 순수 난수이겠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관측되서 나올 값이 예측 가능하다면 애초부터 코펜하겐 학파의 이론들은 무너져 내린다. 그냥 쉽게 생각해보면 광자 생성한 후 측정해보면 된다(광자에서는 편광을 이용하면 된다.). 하나씩 측정하지 않고 무더기로 측정해도 평균을 내면 될테니 결 잃음을 우려할만큼 어렵지 않아 보인다. 큰 자리수의 난수가 필요하면 반복해서 측정하거나 여러 개를 한꺼번에 측정하면 된다.

 

두개의 기사를 살펴보자.

 

http://news1.kr/articles/?3055511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가 만들어지는 모습' 직접 보니…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지금 여러분들은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직접 두눈으로 보고 계십니다."지난 21일 SK텔레콤이 분당사옥에 있는 '양자암호통신 국가시험망'에서 5x5mm 크기의 '양자난수생성 칩'이 구현되는 모습을 처음 공개했다. 일반적인 노트북같지만 화면에는 초당 1.5메...

news1.kr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04/2016110485030.html

 

슈퍼컴퓨터로도 해킹 불가능한 암호 체계 만드는 '양자난수'란 무엇?

최근 인터넷에 연결된 소형 가전을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악용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사물인터넷(IoT) 보안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양자난수(Q..

it.chosun.com

작은 칩 형태까지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것을 보면 여러가지 조건을 잘 튜닝해서 편중되지 않게 하기는 쉽지 않으나 일정 수준 상용화에 큰 무리가 있는것 같지는 않다(양자 컴퓨터와 비교해보면 매우 좋은 상황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성능좋은 유사난수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는 어렵지 않나 예측해본다. 현실적으로 유사 난수라고 해도 해킹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방법을 완전히 안다고 해도 같은 조건을 만들기 어렵다. 상대방 서버를 해킹해야 같은 조건을 만들 수 있는데 그게 사실 어렵다. 밀리세컨드 이하의 시간을 seed로 삼으면 대체 어떻게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아마 당분간은 이 양자난수의 효용성은 성능좋은 유사난수를 가격대비 성능에서 앞지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하튼 간에 그래도 폰 노이만의 고민 하나는 해결한 셈이다. 혹은 향후 다뤄볼 양자 암호 통신에서 같이 결합해 쓰면 더 이론적으로 완벽하겠다. 그야말로 이론적으로 해킹할 수 없는 체계가 탄생한다. (참고로 지금의 공인인증서 등 RSA 암호 체계는 컴퓨팅 파워가 충분히 크면 뚫린다)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역학2019. 5. 21. 22:05

이번에 다룰 주제는 얽힘(Entanglement)이다.

 

 앞서 중첩이란 것이 입자가 관측되면, 기존의 확률로 설명되던 것에서 벗어나, 실제로 확정되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를 파동함수의 붕괴라고도 표현하는데,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또하나의 재미있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

 

 두개의 입자를, 관측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서로 연관되게 만들 수 있다. 이를테면 특정 입자가 붕괴하면 양전자와 전자로 나뉘는데 이 둘은 각각 반대의 스핀을 갖게 된다(전자의 스핀이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두 방향만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양자역학적인 속성을 지닌다. 즉, 관측 전에는 확정되지 않는다. 관측되기 전이기는 한데 둘이 반대라는 것은 확실하다. 왜 반대여야만 하느냐?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해두자.) 그러면 이렇게 얽힌 양전자와 전자를 각기 우주의 반대편으로 보내자. 생각하기 좋게 설명하자면, 딱 쪼개져서 양쪽으로 날아갔다고 치자.

 

 이 두 입자는 생겨난 이후 관측된 적이 없기 때문에 확률로만 정의되는 녀석들이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가서 우주 반대편에 닿았다고 치자. 이제 A를 관측해보자. 그러면 관측했으니 스핀이 결정된다. 엇 그런데 그 반대편에 있는 입자 B는 아직 측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은 한쪽을 측정했으므로 그 스핀의 방향을 알게된 것이고 자동적으로 그 반대편 입자 B의 스핀(A와 반대방향)도 알게된다. 즉 한쪽 A에 대한 측정이 다른 반대편 B를 확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 했던 이중슬릿 실험으로 돌아가보자. 광자 두개가 얽힌 상태에서 역시 우주의 반대편으로 보낸 후 각기 이중슬릿 실험을 한다고 치자. 그러면 우주 한쪽에서 A광자를 측정하기 위해 관측장치를 달아서 켜면 우주 다른 쪽에서의 광자가 갑자기 같이 확정된다. A광자쪽 관측장치를 끄면 다시 B광자쪽는 확률로만 존재하게 된다. B광자 쪽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이것은 무언가 광속을 넘어 두 입자가 통신을 하는 것처럼, 즉시 한쪽의 관측이 나머지 한쪽을 확정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지적은 1935년에 EPR 패러독스(아인슈타인/포돌스키/로젠 3사람이 쓴 논문이라 각각 이름을 따서 EPR이라고 한다)의 비유이다. 이것은 사실은 관측이 실재를 확정한다는 코펜하겐 해석을 반박하기 위한 지적이었고, 아인슈타인은 이를 원격 유령 행동(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말도 안된다는 이야기이지 않는가. 더욱이 이것은 본인이 확립한 일반상대론의 세계, 즉 광속불변의 법칙으로 모든 시공간이 광속의 제약을 받는 세상에서, 광속을 넘어서는 것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으로서는 더욱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다. 내가 많이 기여해서 낳은 양자역학인데 상대론과 모순되는 것들이 등장하게 된 셈이다.

 

 

 지금이야 여러가지 실험이 진행되었지만, 당시에는 이런 일련의 것들이 여건상 실험적으로 증명되기 어려웠다. 거의 모두 머리 속으로 하는 사고 실험으로 진행된 정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의 실험에서는 위 지적이 모두 코펜하겐 학파/양자역학에서의 승리로  밝혀졌다. 아인슈타인이 조롱하면서 예측한 것들이 실제로 그렇게 재현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 국내 신문기사를 통해 광속을 넘어서는 정보 전달이 확인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바로 위 확인에 대한 실험 소개이다.  정말로 광속을 넘어 두 얽힌 입자는 한쪽이 관측되면 확정된다. 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은 이것이 그렇다고 정보를 광속을 넘어 전달하는 것과는 다르다. 실제로 이 얽힘 현상을 이용해서 몇가지 응용이 가능한데, 양자를 순간 이동하는게 가능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양자가 순간이동을 해도 정보를 광속을 넘어 전달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는 정보를 전달하려면 광속의 제한을 받는 통신이 한번 더 이루어져야 한다(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해두자)

 

 여기까지 읽고,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우주는 엉망진창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하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저 얽힘에 대한 사고 실험은 가히 그 끝판 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주 반대쪽에서 확정된다니 이건 또 무엇인가.

 

 

 이 타이밍에서, 벨 부등식을 소개해보자. 벨 부등식은 매우 어려우나 간단히 설명된 문헌을 소개해본다.

http://webzine.kps.or.kr/contents/data/webzine/webzine/15088275871.pdf

앞뒤에 각각 -1, 1의 쌍을 적어놓은 종이를 반대로 찢어서 멀리가져가 관측할때의 상황을 빗대는 이 실험에서는 이렇게 종이가 미리 적혀져서 이동되었는지 아니면 내가 관측할때 즉시 확정되는지의 차이에 따른 통계적인 수치 차이를 증명해낸다. 그렇다. 안에 법칙이 숨겨져있는지 그런것 없이 즉시 한쪽이 결정되면 다른 쪽이 결정되는지를 실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본을 제공한다.

 

 즉, 존 스튜어트 벨이 만든 벨 부등식(1964년)은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지 않고 양자에 어떤 숨은 인과의 이론(locality)이 존재한다면 통계적으로 지켜져야할 부등식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 자연 법칙이 뭐든지 상관없다. 양자역학의 세계가 코펜하겐 해석이 아니라 우리가 뭔가 현재는 모를 어떤 상식적인 숨겨진 법칙이 있다면 통계적으로 만족해야할 부등식을 만들어 낸 셈이다.

 

 결과는? 오래 걸리긴 했지만 알랑 아스페 연구팀이 편광된 광자로 벨의 부등식이 만족되지 않음을 보였다(1982년). 정말로 자연은 코펜하겐 학파의 해석대로 움직여왔고 지금도 그러한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얽힌 상태의 두 입자의 확정이 광속을 넘어서는 것도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다. 이것들이 지금의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이루어졌다. 아인슈타인은 불행히도 벨 부등식도 몰랐고 이것들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도 몰랐다. 우리가 몹시 부러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반복된 실험에도 이 증명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한다. 결국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것 같은 상황은, 자연의 상상력을 인간이 뛰어넘지 못했을 뿐인 셈이다.

  

자 여기까지 읽었다면 다음 기사를 읽어보자(2014년 기사)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6%91%EC%9E%90-%EC%88%9C%EA%B0%84%EC%9D%B4%EB%8F%99-%ED%98%84%EC%8B%A4%EC%9D%B4-%EB%90%98%EB%8B%A4

 

양자 순간이동, 현실이 되다 – Sciencetimes

순간이동은 원래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고, 여러 컨텐츠를 통해 접했듯 내공이 높은 고수들이 순간적으로 먼 장소로 이동한다는 비과학적인 현상을 지칭하는 일종의 속어이다. 영화 ‘스타트랙(Star Trek: Nemesis)’에서는 사람이 빔업이나 빔다운하여 우주선과 행성 사이를 탈것을 이용하지 않고 이동하는데, 이것이 바로 순간이동을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이다. 과학에서는 이런 순간이동을 실제로 구현해 내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 초현실적인 현

www.sciencetimes.co.kr

양자 전송에 대한 이야기인데 다양한 이야기들이 섞여있다. 이제 좀 기사 읽기가 편해지신 분이 있다면 좋겠다.

 

 아래 기사는 어떤가? 얽힌 두 입자에 대한 관측을 양자통신이라고 설명한 것은 좀 아쉽다. 마치 빠른 통신이 가능한것처럼 설명했으나 얽힌 두 입자를 통해 광속을 넘는 통신을 할 수는 없다.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7/06/407523/

 

중국, 세계 첫 양자통신 핵심실험 성공 - 매일경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200㎞ 거리 양자얽힘 인정

www.mk.co.kr

자 이제 아직은 알쏭달쏭하게 다뤄지고 있는 양자 정보 기술로 넘어가보자.

지금까지 배운 양자역학의 간단한 내용들이 과연 양자 정보 기술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 것인가.  

 

 

반응형
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