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러닝AI2022. 1. 9. 17:03

지능 문제의 대표적인 격인 예측 이야기를 해보자.

이 문제의 본질은 이렇다.

 

A. 무언가 정답을 내는 함수가 있다. 예를들면 자연이나, 주식시장의 실제 내일 가격치다. 여하튼 그 시점이 되거나 상황이 되면 진실의 값이 나온다. 통계에서는 이를 '모분포'라고 말한다. 우리가 알고 싶은 진리이며, 실제 세상이다.

 

B. 과거에 그 정답이라고 믿어지는 기록, 즉 과거의 데이터가 존재한다. 옛날에 이런 상황이었을때는 답이 이랬어 하는 기록이다. 미래의 값은 발생해야 알 수 있지만 과거에 적어놓은 값은 존재할 수 있다.

 

C. 예측의 본질은 어떤 장치를 만들어서 지금 예측해야할 조건 값들이 나온 경우에, 과거에 그러한 조건에서 어떤 정답이 나왔었는지 가장 가까운 것을 찾아 답을 내는 일이다.

 

이 A,B,C는 x라는 조건 혹은 입력값 이 있을때 y라는 예측 값을 구하는 문제에서 f(x) = y 라는 함수를 찾는 문제로 설명할 수 있다. 수학에서는 지극히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설명 중의 하나이다.

 

A. F(x)라는 정해진 함수가 존재한다. 이것이 정답을 내는 함수이며 우리가 알아내야할 모분포이며 정답의 패턴이며 구하고자 하는 자연 혹은 주식시장의 값을 내는 패턴이다.

 

B. x' -> y' 라는 과거의 데이터가 존재한다. 물론 유한한 수 만큼만 존재한다.

 

C. 이제 x''라는 값이 나오면 F(x'')가 무엇이 될지 이 B의 데이터가 예상해주는 F(x)의 유사함수인 f(x)를 찾아서 그 값을 구하는 문제이다.

 

언급했듯이 이 틀은 아주 오래전에 모두 잘 정의되어 있고, 대부분의 예측의 문제는 이 틀을 유지한다. 그리고 통계학에서는 영민하게도 우리가 관측한 값의 오차까지 고려한다. B에서 기록할때 혹은 관측할때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답을 거꾸로 적기도 하고 측정을 잘못 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런 구조를 통해 인간의 지능 말고도, 온 우주의 외계인의 지능 모두를 근사해낼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여러가지 다른 기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능이란 예측 말고도 무언가 다양한 추상화 과정을 담고 있긴 하다.

 

그러면 이 문제의 틀에서 인간의 지능이란 어떤 것일까?

 

무언가 관찰/학습하여 모분포를 예측하여 결론을 내리기는 하는데, 통계학에서 이야기하는 것 외에 무언가를 미리 가지고 있다.

 

통상의 문제에 통계적인/머신러닝 방법으로 예측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자연에서 인간이 예측해야하는 F(x)라는 녀석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오히려 어떤 상황을 관찰해야하는지도 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F(x)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거나 타이밍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어떨때는 심지어 무작위(random)로 보일 때도 있다.

 

그런데 인간은 최소한의 관찰결과만을 가지고 어느 정도 효과적인 f(x)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인다. 어찌보면 전이학습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일 수 있겠다. 그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될지 모르지만, 예를들면 우리가 글자를 구별해 낼때 인간은 그 글자의 일부가 가려져도 예측해내거나 여러가지 추론을 통해서 알아내기도 한다. 그 문제와 당면한 다른 지식들도 사용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조화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즉 통계에서 표현하는 하나의 예측기라기 보다는 무언가 근원적인 예측기가 존재하고 이 예측기가 다른 예측기를 보좌하고 그것들이 합산된 예측기가 작동하는 형태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예측기의 효과적인 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보다는(신경망의 효율적 학습방법은 아직도 수많은 논문의 해결 대상이다) 이러한 기저에 있는 예측기와 이것들이 어떻게 자유자재로 합치는 지에 대한 연구가 오히려 인간의 예측을 모방하는 전단계가 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무엇을 유전자에 각인시켜 학습시켜서 태어나는 것인가?

 

 자연이라는 수학기계 속에서 발생하는, 진화과정에서 오래 분명하게 된 것들을 학습하고 있을 것이다. 중력이나 포물선 운동, edge에 대한 처리나 여러가지가 아닐까? 그리고 개체관의 관계에서 얻어진 여러가지 게임이론이 아닐까?

 

 따라서 인간의 지능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러한 진화론적 시뮬레이션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자연을 닮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네가 필요한 대부분의 예측도, 그것이 카오스/복잡계가 낳는 임의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일정 수준의 자연법칙하에 진화에 바탕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인간의 지능을 추구한다고 하면, 이러한 기저의 예측기들이 무엇인지 어떻게 조화되는지, 자연을 닮은 시뮬레이터 속에서 우리가 가진 오감들을 반영하고 그에 기반하여 실험하거나, 그와 수학적인 등가의 무엇을 추구해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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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양자역학2021. 12. 7. 00:35

오늘 소개할 실험은 폭탄 실험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hIf3Q_m0FQ 

 

이 실험은 광자가 닿으면 터지는 폭탄에 대한 내용인데, 이 폭탄은 켜거나 끌 수 있다. 그런데 매우 신기한 것은, 이 폭탄이 켜져있는지 꺼져있는지 광자가 닿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그에 대한 실험이다(Kwiat et al, Phys, Rev. Lett. 74(24): 4763-4766, 1995년) 

 

일반적인 빔 스플릿터 실험을 상정해보자. 왼쪽 아래에서 광자를 쏘면 거울과 반투명 거울을 사용해서 아래와 같이 구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셋팅에서는 모든 빛이 A로 진행하기 때문에 광자를 쏘면, A에서만 반응한다(반사시에 빛의 위상차가 변하면서 A로만 간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켜진 폭탄을 특정 길에 배치해보자. 아래 그림과 같이 말이다. 그러면 절반의 확률로는 폭탄이 터지고 나머지 절반으로는 위와 같이 진행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B가 반응할때이다.

전체적으로는 50%의 확률로 폭탄이 터지거나(그 길로 광자가 지나가거나), 아니면 폭탄이 터지지 않고 B나 A로 각각 25%의 확률로 감지되었을 경우가 생긴다. 그런데 어떤 광자를 쏴서 B가 감지되었다면 무슨 의미인가? 광자는 분명히 폭탄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그 폭탄이 켜져있고 거기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래 영상에서의 마지막 그림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놀랍지 않은가? 광자가 가지 않은 길의 정보까지 모두 반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사실은 광자가 그 길을 가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간것처럼 작동하고 계산되어 마지막이 나타나게 된다. 대체 이 구조에서 인과란 무엇인가? 무엇이 일어나고 무엇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양자 역학의 신비로운 현상을 나타내는 실험 중의 하나이다. 역시 곱씹어 생각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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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블록체인2021. 12. 7. 00:10

 이 글은 기술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오랜 친구들과 만나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이야기를 해주는데, 비록 코인 매수를 추천하지는 않더라도(변동성이 너무 심하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단지 쓸모없는 허상에 거품으로 치부하는 것은 1차원적인 판단이라는 말은 꼭 해준다.

 

 이 무용론은 예컨데 비트코인이 복사가 쉽고 단지 숫자뿐인 쓸모없는 허상이고, 어딘가 쓸데가 있는 금과는 다르다는 것이 가장 전형적이다. 전혀 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관점은, 현대사회의 많은 여러가지 구성요소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다. 이 복잡한 현대 사회는 각 참여자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돌아가는 생태계를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즉 그 참여자들이 물려 돌아가는 것을 제각기 이해할때만 제대로 보인다.

 

첫번째, 무언가가 교환가치를 갖는 화폐로서의 신뢰를 갖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기적적으로 비트코인이 어떤 수 이상의 신뢰 그룹을 확보했다. 2010년대를 거치면서 탈중앙화를 부르짖는 일련의 그룹과 기술을 신봉하는 이들에 의해 그리 되었다. 이것은 지금봐도 신비롭다.

 

두번째, 이 비트코인은 완전히 투명하게 운영되며 유통량이 적정 수준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보증된다.

 

세번째, 이제 신뢰를 확보한 이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금과 비교해보면, 온라인 화폐 관점에서는 피쳐폰을 쓰다가 스마트폰을 쓰는 느낌이다. 글로벌 송금이 보장되며 금보다 보관도 쉽고, 나눠서 사용하기도 좋다. 아이폰이 나오고 나서야 기존 스마트폰이 불편했던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이 금이 얼마나 불편한지 깨닫게 해주었다. 금은 아주 작게 자를 수도 없고 보관을 하려면 경비가 필요하다. 송금같은 것은 없고 누구에게 보내려면 들고 가야한다. 그리고 언제나 순도를 의심해야 한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이런 모든 단점이 없다. 물론 개인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지만, 몇가지 툴을 사용하면 어느정도 금의 불편함에 비길바는 아니다.

 

네번째, 이 화폐에 대한 참여자가 늘고 연관 서비스는 계속 성장한다. 그 화폐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늘어나게 된다. 화폐 수요가 증가한다

 

 이 틀에서는 갑자기 암호화폐가 기존에 존재하던 법정화폐들과도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의외로 사람들은 가치를 저장하기 위해서 혹은 직접 쓰지는 않지만 뭔가 필요에 의해서 화폐를 교환하고 쌓아둔다. 그것을 법정화폐로 할지 아니면 암호화폐로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후자를 택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지속적으로 생태계가 작동하게 된다. 물론 현재는 투기냐 아니냐 논쟁이 거센 가상자산 거래소를 위주로 유통되지만, 이제 2세대 3세대 블록체인 기술들이 송금/결재 이상의 것을 지원하게 되고 더 다양한 생태계를 끌어안게 된다.

 

 따라서 암호화폐의 가치는 참여자 유입이나 관련 생태계의 성장 관점에서 볼 일이다. 규제가 그것을 억누르기도 하지만, 그 생태계의 성장이 다시 규제를 비껴가고, 사람들은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을 한번 쓰면 다시는 돌아갈 생각이 없어진다. 이것이 수많은 규제의 위협 속에서도 암호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 세상에는 정부가 싫어하지만 사람들의 수요로 여전히 존재하는 시장이 없지 않다. 사람들은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더 좋은 서비스면 어떻게든 찾아내서 소비하기도 한다.

 

 이런 마당에서 비트코인이 단지 숫자에 불과해서 무용하다는 의견은 역시 금도 단지 의미없는 금속조각이 아니냐는 비판과 별로 다를바 없다. 그 유명한 짐바브웨 달러를 생각해보면 법정화폐도 휴지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화폐가 법정통화이냐 혹은 손으로 만질 수 있거나 장신구로 쓰이는 금이냐 같은 것은 상황따라 평가받게 되고 역사 속에서 굳어진 것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둘러싼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그것이 기존 것에 비해 얼마나 더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잘 사용되는가 이다.

 

 과거에 기대에 이 생태계를 보지 못하면 그저 새로운 세상이 계속 낯설 뿐이다. 암호화폐가 사라지고 다시 예전 통화로 돌아갈까? 아니다, 이제 화폐는 암호화폐보다 더 나은 디지탈 화폐로 대체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옛날의 구태의연한 화폐로 돌아가지 않는다. 어느 시장도 스마트폰을 버리고 피쳐폰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정부가 규제해도 어떻게든 구해서 쓰게 되지 않겠는가. 그런 세상에 우리는 놓여있는 셈이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이 생태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변화를 바라보고 제대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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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