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가설2022. 5. 21. 18:34

 물리학자들간의 유명한 논쟁 중의 하나는 최종의 단 하나의 이론이 정말로 존재하는가이다. 이 주장은 스티븐 와인버그의 "최종이론의 꿈"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아직 우리가 모를 뿐이지, 통합된 하나의 이론이 있다는 믿음에 대해 나온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알 수 없다. 그것은 이 세계가 가진 관측의 한계 때문이다. 이 세계 안에서 사는 자가 이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측정을 해야하는데, 스스로를 관측하는데는 물리적인 한계를 가진다. 만약에 자신의 상태를 완벽히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단 하나의 손실도 없이, 그 세계가 표현하는 정확도 그대로) 놀라운 발견이 될테지만, 그것은 열역학 제2법칙과 비슷한 속성이 있을테다. 99.999..% 정확도를 늘려나갈 수는 있지만 100%에는 다다를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100%인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애초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벽히 어떠한 방정식이나 규칙을 따르는지는 알 수가 없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마찬가지다.

 

조금 가볍게 시작해보면, 내가 집에 가진 모래시계는 3분에 오차가 몇초 정도 된다. 대체 왜 이녀석은 이런 정도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을까? 자연은 어떤 법칙을 따라가고 있는것인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과학계는 이런 것들에 대한 실험을 진행해왔는데, 첫번째로 가장 강력한 실험은 양자역학에 대한 실험이다. 이 놀라운 미시세계에 대한 실험은 리처드 파인만 교수의 주장대로 유효숫자가 상당히 크게 예측이 가능하다. (양자 전기 역학의 실험과 일치하는 정도가 New York에서 Los Angeles 사이의 거리를 단 한 오락의 머리카락 정도의 오차로 찾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것은 과연 과거의 물리법칙과 현재가 같은지 여러가지 실험을 진행했는데(반감기 등의 차이가 있는지) 역시 긴 시간동안 별로 변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점이다. 책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p.53"에서 오클로의 천연 원자로에 대한 확인 실험들이 자세히 소개된다. 거의 우주의 시간동안 우주의 물리 법칙이나 상수들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금도 측정 과정에서 양자역학적인 세계가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 확인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에서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력이 아침 저녁으로 변할때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되면 흥미롭게도 영구 에너지가 가능하다. 즉 중력상수가 약해질떄 물을 끌어올리고 중력상수가 강해질때 물을 아래로 내려 발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물리 법칙이 변경되는 것도 대칭의 깨짐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 수학을 따르고 있을 뿐 아니라 대칭과 보존의 원리까지 지켜지는 것 같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어떻게든 이 세상이 기계적(수학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게 사실은 더 의아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재의 여러가지 정황으로 돌이켜보면 세상은 수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니라고 할 만한 증거가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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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순수수학2022. 5. 7. 20:55

이 글은 아래 기록에 따른다. 이미지를 발췌하였다.

 https://pointatinfinityblog.wordpress.com/2016/04/07/aristotles-wheel-galileo-and-the-jesuits/ 

 

Aristotle’s Wheel, Galileo, and the Jesuits

Today, we look at another classical paradox: Aristotle’s wheel. The paradox was introduced in the text Mechanica, attributed, not without controversy, to Aristotle. It runs as follows. Consid…

pointatinfinityblog.wordpress.com

 

여러 방송매체에서 다뤄왔듯이 원통을 굴리는 실험을 해보면 생각보다 신기한 일이 펼쳐진다.

 

위 사이트에서 발췌했다

재미있는 것은 분명히 서로 다른 지름을 가진 두원이 지나왔는데, 빨간색의 두 직선처럼 길이가 같아진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저기에 빨간 줄은 없지만, 이 원통의 중심이 이동하는 궤적이다. 이 원통의 중심은 원도 아니고 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지름이 0인 원이라서 둘레의 길이가 없는데, 결과적으로 직선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마치 점으로 선분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이와 비슷한 일이 바로 제논의 역설과 같다. 거북을 따라잡는 아킬레스는 늘 거북이와의 절반의 점을 지나야 하는데, 절반을 가도 또 절반이 남고, 또 절반이 남기 때문에 무한이 많은 점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 거북이 보다 훨씬 빠른 아킬레스도 거북을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역설이다. 사실 이 역설과 위의 둘레가 0인 점이 직선을 만드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역설들은 무한대와 무한소가 서로를 상쇄하는 형태로 해소된다. 서로 다른 두개의 무한이 서로를 상쇄하여 결국은 유한한 무언가로 바뀌게 된다. 두개의 서로 다른 지름의 원도, 동일한 길이의 직선에 모든 점이 대응될 수 있다. 아킬레스는 거북을 따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위 원통도 현실에 볼 수 있듯이 수학적으로 명확하게 둘레가 0인 이 점이 직선을 이룰 수 있다. 두개가 달라보여도 서로 1:1로 대응해서 넘어서면 그만이다. 만약에 자연이 실수로 이루어져있다면 0과 1 사이의 실수나 0과 2사이의 실수가 같다는 것을(두개가 1:1로 대응 가능한 무한이라는 점을), 수학은 그림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멋지지 않은가? 눈으로 봐도 칸토어의 시도가 곧바로 보인다.그리고 그것이 증명되어야 위 원통이 굴러가지 않겠는가? 위 0~1 사이의 모든 실수와 0~2사이의 모든 실수에 대한 간단한 1:1 매핑 방법은 독자들을 위해서 남겨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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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순수수학2022. 5. 7. 20:11

 칸토어의 무한에 대한 이해의 극적인 점은 1:1 대응하는 두가지 무한한 집합이 동등하다는 점이다. 예를들면 그가 증명했던 것처럼 유리수와 자연수는 1:1로 대응된다는 점에서 정보로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은 프로그래머가 흔히 다루는 코드 체계와 같다. 1,2,3,4에 어떤 글자가 대응이 되겠지만, 컴퓨터가 내부에서 처리할때는 사실 1,2,3,4라는 번호만 보일 뿐이다. 그것을 개별 글자로 인지하는 것은 단지 그것을 매핑해서 화면에 뿌릴 뿐이고, 사람이 각 글자를 그렇게 해석하면 그만이다.

 

https://www.storyofmathematics.com/19th_cantor.html

 즉 자연수와 유리수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코드체계로 설명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지만 동일하다.

 

 튜링이 만든 튜링머신도 마찬가지다. 매우 달라보이지만, 그것은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있는 현대의 컴퓨터와 사실은 동일하다. 현대의 컴퓨터가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는것 같지만, 계산 능력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이런 것들은 가장 최소화하여 본질을 설명하는 것으로 축소 시키면 이론적으로 다루기가 쉬워진다. 과연 계산이라는 면에서 컴퓨터를 튜링머신보다 더 단순화할 수 있을까?

 

 존 콘웨이의 Life Game인 자기 복제하는 생명체가 어떤 단순한 법칙의 반복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놀라운 존재이다. 그것은 복잡해보이는 자연의 법칙을, 몇가지 게임의 법칙에 대응시키고, 그 법칙이 반복되었을때 무언가 복제되어 유지되는 존재가 나타남을 보여주었다. 어느 정도의 구조여야 자연을 실제로 닮는 "계"가 탄생하는지 등등은 조금더 생각해볼 일이지만, 콘웨이는 Life Game이 자연과 대략 동등하게 해석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SFL7PXj15M 

 강화학습이 유행하면서, 그리고 오래전에 인공생명이 논의될때 적절한 시뮬레이터에서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화시키면 지능같은데 나오지 않겠느냐고 고민했던 시절이 있다. 그 시절의 고민은 과연 그 시뮬레이터를 얼마나 단순하게 만들어도 지능이 등장하는가였다. 아직도 이 질문에는 여러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이론적으로 어느 정도의 시뮬레이터로 보상이나 벌칙을 주면 결국에는 지능같은 것이 나타날지가 보여질 수 있다면 꽤 가치있는 연구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처럼 수학에는 두가지 다른 것을 같게 만들거나 단순하게 만드는 작업들이 많은 혁신을 이루게 함을 알 수 있다. 어찌보면 게임 속 세상이나 현실이나 일정한 법칙하에 살아가는 것은 동등하니 둘이 별로 다르지 않다는 해석도, 매트릭스와 현실을 구별하지 않는 영화 속 상황도, 우리네 이성이 이런 동일성에 대한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서로 달라보이지만 결국에는 같은 것들을 합쳐나가는 노력이 세상을 다른 시야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다시 처음 논의로 돌아가보면, 이 과정은 칸토어의 1:1 대응에 대한 증명이 나는 가장 큰 아이디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불필요한 것들은 제거하고 1:1로 대응되면 같은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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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