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2022. 6. 25. 14:44

양자이야기를 하다보면 주변 분들께 책 추천을 요청받는 경우가 있다. 본인은 여러가지 추천을 통해서 책을 20여권이 넘게 읽은 것 같은데, 그 중 추천은 단연 리언 M, 레더먼(Leon M. Ledeman)의 "시인을 위한 양자물리학",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그리고 한스 폰 크리천 베이어의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 이 3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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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시인을 위한 양자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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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권만 읽어야 한다면 시인을 위한 양자물리학 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추천하고 싶은데, 레더먼의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 학문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계단계를 깊은 이해 속에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양자 역학은 사람이 일반적으로 인지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이해에 한단계씩 접근할때마다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교양과학서에서 이 주제를 다룰 때는 대략 생략한다거나, 너무 추상적으로 설명하거나 하는 형태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본래는 양자 역학의 수식을 이해하고 전개하면 그만인데, 그 수식의 이해없이 비유로 이해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고, 가르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런데 이 노련한 노벨상 수상자는 각각의 개념을 평이한 언어로 잘 설명해준다. 따라서 레더먼의 책을 중심으로 전개하되 다른 책을 읽어 여러가지 더 주변을 이해하다가 다시 이 책들로 돌아오는 방법이 어떨도 추천한다. 제목이 시인을 위한 양자물리학이라 일반인에 맞게 썼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지간한 자연과학 지식이 없으면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는, 양자역학과 수학을 결부한 설명이라고 안내해주고 싶다. 양자역학의 기괴함은 수학적인 언어로 세상을 설명하고 이후 그 해석에 대한 고민의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는 양자역학이 안내하는 세계가 궁극적으로 정보에 대한 것이라는 점, 점점더 실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이런 틀 하에서만 자연의 상상력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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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순수수학2022. 5. 25. 00:25

 무리수에 대한 역사는 책 "무리수, 헤아릴 수 없는 수에 관한 이야기"(줄리언 해빌)에 자세한 소개가 나오긴 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운 증명이 포함되어 비전공자가 접근하기 까다롭다.

피타고라스 학파를 당혹시켰던 무리수(밑변과 높이가 1인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따라가다보면 의외로 이 무리수를 정의하는게 힘들어서, 대략 실수에서 유리수(a/b 형태의 분수)를 뺀 나머지 정도로 우리는 기억하기도 하는데, 이건 그럼 실수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싶게 된다.

 

 이때 조금 살펴봐야 하는 내용이, 위 책에서의 따로 내린 정의이며 익히 알고있는 정의, 바로 무리수라는 것이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라는 점이다. 여기서 왜 무리수가 수 체계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지 잠깐 엿볼 수 있다.

 

순환하는 소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해보자. 0~9사이의 숫자 a1~an이 있다고 하면 순환하는 소수는

 

    0.a1a2a3a4..ana1...an...(반복)   예시> 0.141591415914159...(a1=1, a2=4, a3=1, a4=5, a5=9, n=5이다)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면 위 책의 계산대로 간단한 수열의 합 공식에 의해서

(자세히 보면 이 반복은 등비수열의 합이다)

 

   0.a1a2a3a4..an(반복) = a1a2a3a4/(10^n -1)이 된다. 즉 위 예시에서 0.14159...=14159/(10^5-1)이 되는 것이다.

 

 결국 가만히 살펴보면 순환하기만 하면 등비수열의 합을 통해 분수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순환하지 않는 무한 소수를 생각해보자. 가장 유명한 수 중의 하나는 제타함수에서 x=3인 경우로 유명한 이 수열이다.

 

1/1 + 1/8 + 1/27 + ... 1/x^3

 

 이 숫자는 더해 나갈수록 앞 숫자보다 뒤 숫자가 더 작아서 어딘가로 수렴하는데, 등비수열로는 나타낼 수 없어서 유리수인지 아닌지 모르는 값이고, 결국 로저 아페리에 의해 무리수임이 증명되었다.

 

 기하학에서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찾아냈듯이 밑변과 높이가 1인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를 나타내는 소수값은 어딘가로 향하긴 하는데 도무지 순환하는 패턴이 없다(sqrt(2)). 그 유명한 증명법대로 sqrt(2)는 a/b의 분수 형태로 나타낼 수 없다. 결국 유리수(분수)로는 이렇게 순환하지 않는 소수를 나타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의심할 수 없게도, 피타고라스 학파를 당혹스럽게 만든 그대로, 좌표상에서는 정확히 어딘가 존재하긴 한다.

 

 어찌보면 자연수에서 시작한 숫자가, 사칙연산에서는 곱셈 나눗셈을 다루다보면 그 연산 대칭에 의해서 유리수가 탄생하게 된다. 즉 2를 3곱하면 6이 나오는데, 2를 3으로 나누면 무엇인가? 라면 당연히 2/3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무리수는 제곱과 로그에 의해서 탄생한다. 4는 2를 두번 곱하면 되는데, 무슨 수를 2번 곱해야 2가 되는가? 라고 물으면 금방 sqrt(2)가 필요하게 되고, 또한 어떤 수의 a/b 제곱을 다루다보면 금방 찾아지는 것이 무리수가 된다.  

 

 이렇게 사실은 무리수의 탄생은 수학에서 무한이라는 것을 다루거나 제곱연산을 다루다보면 필연적이었을 일이었다. 제곱연산과 음수를 다루다보면 허수를 만나게 되는 것과 비슷하겠다. 제한된 수 범위하에서, 이를테면 0과 1사이에서 다양한 유형의 무한을 다루다보면 만나게 되는 값이다. 무리수는 이렇게 사칙연산에서의 대칭과, 무한을 처리하는 과정 중에 만나게 되는 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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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
시뮬레이션가설2022. 5. 21. 18:34

 물리학자들간의 유명한 논쟁 중의 하나는 최종의 단 하나의 이론이 정말로 존재하는가이다. 이 주장은 스티븐 와인버그의 "최종이론의 꿈"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아직 우리가 모를 뿐이지, 통합된 하나의 이론이 있다는 믿음에 대해 나온다.

 

 사실 이론적으로는 알 수 없다. 그것은 이 세계가 가진 관측의 한계 때문이다. 이 세계 안에서 사는 자가 이 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측정을 해야하는데, 스스로를 관측하는데는 물리적인 한계를 가진다. 만약에 자신의 상태를 완벽히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단 하나의 손실도 없이, 그 세계가 표현하는 정확도 그대로) 놀라운 발견이 될테지만, 그것은 열역학 제2법칙과 비슷한 속성이 있을테다. 99.999..% 정확도를 늘려나갈 수는 있지만 100%에는 다다를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100%인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애초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벽히 어떠한 방정식이나 규칙을 따르는지는 알 수가 없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마찬가지다.

 

조금 가볍게 시작해보면, 내가 집에 가진 모래시계는 3분에 오차가 몇초 정도 된다. 대체 왜 이녀석은 이런 정도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을까? 자연은 어떤 법칙을 따라가고 있는것인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과학계는 이런 것들에 대한 실험을 진행해왔는데, 첫번째로 가장 강력한 실험은 양자역학에 대한 실험이다. 이 놀라운 미시세계에 대한 실험은 리처드 파인만 교수의 주장대로 유효숫자가 상당히 크게 예측이 가능하다. (양자 전기 역학의 실험과 일치하는 정도가 New York에서 Los Angeles 사이의 거리를 단 한 오락의 머리카락 정도의 오차로 찾는 것 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것은 과연 과거의 물리법칙과 현재가 같은지 여러가지 실험을 진행했는데(반감기 등의 차이가 있는지) 역시 긴 시간동안 별로 변화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점이다. 책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p.53"에서 오클로의 천연 원자로에 대한 확인 실험들이 자세히 소개된다. 거의 우주의 시간동안 우주의 물리 법칙이나 상수들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금도 측정 과정에서 양자역학적인 세계가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 확인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에서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력이 아침 저녁으로 변할때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되면 흥미롭게도 영구 에너지가 가능하다. 즉 중력상수가 약해질떄 물을 끌어올리고 중력상수가 강해질때 물을 아래로 내려 발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물리 법칙이 변경되는 것도 대칭의 깨짐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 책의 지적이다. 수학을 따르고 있을 뿐 아니라 대칭과 보존의 원리까지 지켜지는 것 같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어떻게든 이 세상이 기계적(수학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게 사실은 더 의아한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현재의 여러가지 정황으로 돌이켜보면 세상은 수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니라고 할 만한 증거가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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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동미학